연합뉴스미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었던 성탄 전야 재즈 공연이 당일 취소됐다.
 
앞서 2006년부터 매년 이 공연의 진행을 맡아 온 재즈 음악가 척 레드는 케네디 센터의 이름 변경 소식을 듣고는 해당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레드는 현재로서는 공연 날짜를 다시 잡을 계획이 없다고도 했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최근 만장일치로 케네디센터의 명칭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바꾸기로 의결하고 지난 19일 건물 외벽에도 트럼프의 이름을 추가로 넣었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존 F. 케네디 공연예술 센터'로, 1963년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직후 연방 의회와 정부가 추모의 뜻을 담아 '케네디 센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한 후 진보 진영과의 '문화전쟁'의 일환으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한 케네디센터 이사진을 자신의 측근들로 물갈이하고, 자신이 직접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케네디 센터 명예상 시상식도 본인이 직접 사회를 맡고 수상자 선정에도 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자기애'는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평화연구소 이름을 트럼프 이름으로 바꾸고, 새로 짓는 공항과 풋볼 경기장에도 자기 이름을 넣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이 새로 건조할 전함을 '트럼프급'으로 명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오하이오주 민주당 소속 조이스 비티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케네디 센터 이사회 구성원들이 트럼프의 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법을 위반했다"며 케네디 센터 명칭 변경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했다.
 
케네디 센터는 연방법에 의해 케네디 대통령 기념 시설로 지정된 곳이어서 단순히 이사회 승인만으로 이름을 변경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시 이사회에서도 반대 의견이 고의로 묵살돼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