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곗돈 피해자 "30억 먹튀 계주, 뻔뻔하게 변호사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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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100명에 털린 곗돈도 30억 가까이
시부모 계모임 며느리가 이어받아 운영
은행업무, 공과금 납부 등 해결사 노릇도
카톡 프로필 사진 사라지고 '감감 무소식'
딸 전세금 곗돈에 날린 피해자 식음전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찬(가락시장 태승상회 김영찬 씨 ('낙찰계' 피해상인 대표))
 
◇ 김현정> 지금부터 하는 인터뷰는 일종의 라디오 공개 수배입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기막힌 일이 벌어졌습니다. 무려 4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시장 상인들의 모임 계주가 곗돈을 들고 사라진 건데요. 피해 상인의 숫자는 100명이 넘어가고 액수는 알려진 것만 15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인지 피해 상인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죠. 가락시장에서 태승상회를 운영하고 계신 분이에요. 김영찬 사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사장님 나와 계십니까?
 
◆ 김영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네. 안녕하세요. 참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락시장에서 태승상회 몇 년째 운영 중이십니까?
 
◆ 김영찬> 제가 올해 와서 딱 20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20년째, 실례지만 어떤 가게인지 여쭤 봐도 될까요?
 
◆ 김영찬> 저희는 가락시장 안에 있는 가락몰 지하에서요. 식자재 납품업자들의 야채들의 챙겨주는 그런 납품 업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식자재 도매상이세요?
 
◆ 김영찬> 네.
 
◇ 김현정> 피해 규모가 지금 알려진 것으로만 15억이라고 제가 들었는데 계속 늘어나고 있는 건가요?
 
◆ 김영찬> 지금 금액은 이제 경찰서에 저희가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피해 금액을 적었을 때 금액이 한 15억 정도 되고요. 그렇지 않고서 지금 고소장을 접수 안 하시거나 뭐 그러신 분들의 피해가 금액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지금 어디까지 파악이 되셨어요?
 
◆ 김영찬> 제 생각으로는 한 30억은 되지 않을까 지금 저한테 한 절반 정도가 와서 이렇게 하고 계시기 때문에 한 절반 정도는 더 그 정도가 있지 않을까.
 
◇ 김현정> 세상에, 지금까지 접수된 분들 피해 접수하신 분들 가운데 가장 피해가 큰 분은 얼마나 됩니까?
 
◆ 김영찬> 한 개인 분이 제일 크신 분이 저는 1억 9천 정도 되신 분이 계시고요. 그 근처는 뭐 한 1억, 1억 5천 되신 분들이 또 몇 명 계시고요.
 
◇ 김현정> 어마어마합니다. 사건을 좀 처음부터 복기해 봐야 될 텐데요. 그러니까 그 계가 그 계 모임이 어떤 모임인 건가요?
 
◆ 김영찬> 10명이서 한 팀을 만들고요. 그 10명이서 한 달에 한 명씩 이제 그 돈을 모은 돈을 한 명씩 받아가는 스타일이에요.
 
◇ 김현정> 피해자는 100명이 넘어가는데요.
 
◆ 김영찬> 네. 근데 그런 팀이 많은 거죠.
 
◇ 김현정> 그런 팀이 a팀, b팀, c팀 이렇게 여러 개가 있었고 근데 그 여러 팀을 다 이 한 명의 계주가 관리했어요?
 
◆ 김영찬> 네. 한 명이 관리를 다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좀 이해가 안 가는 게 어떻게 이 계주가 그 많은 팀 가락시장 안에 그런 여러 소모임 팀들을 운영, 다 관리하게 됐습니까?
 
◆ 김영찬> 그게 이제 과거로 올라가다 보면요. 그 여자가 하기 전부터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그걸 먼저 하셨어요.
 
◇ 김현정> 이 가락시장에서?
 
◆ 김영찬> 네, 가락시장에서. 그래서 이제 그걸 하면서 그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너무 이제 정직하게 신뢰있게 하시다 보니까 사람들이 이제 믿기 시작했던 거죠. 장사를 그만두시고 하게 되면서 이 계를 며느리한테 다 넘겨준 거죠.
 
◇ 김현정> 며느리한테 넘겨줬고.
 
◆ 김영찬> 이제 그 며느리도 처음에 착실히 한다고 하니까 점점 사람들이 이제 그러면 나도 해줘. 나도 해줘. 이런 식으로 해서 더 규모가 커지게 된 거예요.
 
◇ 김현정> 대를 이어가면서 역시 이 계도 대를 이어가면서 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서로 품앗이하듯이 두레 같은 걸 하듯이 도움이 되는 거고 또 침묵도 쌓을 수 있어서 이래저래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계였네요.
 
◆ 김영찬> 그렇죠. 그렇게 해서 한 거죠.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그럴 때는 좀 어려우니까요. 이 금액을 더 받기도 힘들고 그래서 이제 경제 공동체가 된 거죠.
 
◇ 김현정> 그럼 이 여성, 이 도망간 계주가 물려받은 건 언제입니까?
 
◆ 김영찬> 제가 20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하고 있었으니까요. 20년이 좀 더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이 계주도 오래됐군요.
 
◆ 김영찬> 네. 엄청 오래됐죠.
 
◇ 김현정>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세요?
 
◆ 김영찬> 그냥 되게 착실했고요. 또 어르신들한테 되게 잘하고 또 나이 드신 분들이 뭐 은행 업무 좀 대신 좀 해줘. 그러면 공과금도 대신 내드리고 뭐 계좌 이체도 뭐 가서 대신 해드리고 뭐 그냥 일부였어요, 그냥 삶의 그냥 일부. 그렇게 생각했었죠. 다들.
 
◇ 김현정> 그러니까 그걸 뭐라고 하죠? 왜 동네의 해결사 같은 역할을 하는 어르신.
 
◆ 김영찬> 아침에 오면 어르신들의 심부름도 해주시고 자기 고민 같은 것도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 이제 뭐 그래서 이제 친분을 쌓은 거죠, 계속.
 
◇ 김현정> 그런데 좀 이상하다라는 낌새를 느끼신 적은 없었습니까?
 
◆ 김영찬> 그게 아마 한 3년 전부터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이제 그 계를 날짜가 딱 되면 그 끝나는 날짜가 되면 이렇게 돈을 저희가 받아야 되잖아요. 근데 이제 조금 며칠 지나야 될 것 같아요. 그렇게 조금 미뤘다가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는 게 조금 그때부터 조금 시작이 됐거든요. 원래 이거는 지연이 되면 안 되는 거거든요.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그 날짜에 딱 끝나면 그 날짜에 바로 받아야 되는 게 맞는 거거든요.
 
◇ 김현정> 맞죠. 그런데 그게 조금씩 조금씩 지연된 게 3년 전부터였다. 그러다가 이 사다리 터진 건 언제입니까? 정확히?
 
◆ 김영찬> 정확히 사건이 터진 거는 이제 11월 26일 날 도망을 갔거든요. 그다음 그날부터 안 나왔거든요.
 
◇ 김현정> 매일 그 시장을 돌아다녔어요? 매일?
 
◆ 김영찬> 네. 매일 왔습니다. 시장 운영하는 날은 매일 왔었고요. 자기가 이제 개인적으로 일이 있어서 못 나오는 날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럴 때는 항상 그 연락을 저희한테 다 남겨놨었어요.
 
◇ 김현정> 그게 마지막 날이었습니까?
 
◆ 김영찬> 네. 그게 마지막 날이었어요.
 
◇ 김현정> 처음에 연락이 딱 안 왔을 때 바로 어, 이상하다. 하셨어요?
 
◆ 김영찬> 연락이 안 돼서 카톡 프사를 봤더니 카톡 프사 사진도 다 지워지고 없더라고요.
 
◇ 김현정> 카톡에 왜 프로필 사진.
 
◆ 김영찬> 네. 그게 딱 한 장만 남겨놓고 다 지워졌더라고요.
 
◇ 김현정> 그전에는 뭐가 많았어요?
 
◆ 김영찬> 네. 그때는 뭐 자식 사진도 있었고 얼마 전에 또 아들을 결혼식을 시켰거든요, 두 달 전에. 그래서 뭐 그런 사진도 올렸었고 그랬었는데 다 지워졌더라고요.
 
◇ 김현정> 주변 정리를 하고 도망간 거군요.
 
◆ 김영찬> 네. 그래서 그다음 날 아 이거는 느낌이 이상하다. 그래서 그다음 날 27일 날 제가 이제 고소를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경찰에 신고를 하셨어요. 그게 지금 11월 27일이면 벌써 한 20일 넘어가는데 문자를 계속 보내보시고 전화도 계속 해보셨을 텐데 20일 동안 아무 연락이 없습니까?
 
◆ 김영찬> 연락이 한 번 오기는 했어요. 아마 고소장 제출하고 한 일주일 정도 지나서요.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딱 이 문자만 똑같이 사장님들한테 보내고 그러고 나서는 저희가 그러면 다시 문자를 보내고 해도 그 읽었다는 1이 지워지지가 않더라고요.
 
◇ 김현정> 단체 문자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락 드리겠습니다. 이것만 오고 나서는 예 읽었다는 표시도 사라지지 않는다. 어떻게 짐작하고 계세요?
 
◆ 김영찬> 지금은 그냥 계주 분이 한 몇 년 동안 준비해서 도망 갔다고밖에 생각을 못 하고 있고요. 지금 그리고 또 저희가 고소 고발하고 나서 일주일 뒤에 변호사 선임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하니까.
 
◇ 김현정> 그쪽에서요? 계주가? 도망간 계주가 변호사를 선임했어요? 영찬 네. 변호사 선임해서 자기는 사기가 아니다고 부인하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당장 형사 고소 고발이 들어가면 잡혀가야 될 사람 아니에요?
 
◆ 김영찬> 네.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저희도 그게 지금 의아한 거죠.
 
◇ 김현정> 만나면 뭐라고들 하세요? 서로서로?
 
◆ 김영찬> 다 어쩜 이럴 수가 있냐 그러시죠. 20년 동안 믿어왔는데 어쩜 믿을 수가 있냐 그런 거죠. 그리고 그렇게 친하게 지내왔는데 이제 더 이상 사람을 믿을 수가 없겠다.
 
◇ 김현정> 그렇죠. 왜 안 그러겠어요.
 
◆ 김영찬> 우리가 너무 시장 안에서 갇혀서 이렇게 너무 그러고 살았고 너무 멍청하게 사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 김현정> 자책하지 마십시오. 지금 어딘가에서 듣고 있을 겁니다. 그 듣고 있을 계주한테 한 말씀 하십시오.
 
◆ 김영찬> 지금 피해를 보신 분들 중에서 진짜 가족들한테 쓰기 위해서 조금 조금씩 모은 돈이기 때문에 피 같은 돈이거든요. 잠 못 자고 밤새 일해서 그 나이 드신 분들이 무거운 야채 배달해가면서 모은 돈인데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그분들만이라도 조금 돌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다는 못 돌려주더라도 그런 분들만이라도 조금은 돌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제일 큽니다.
 
◇ 김현정> 하지만 말씀하시면서 감정이 북받쳐 오르시네요. 참 울컥할 수밖에 없죠.
 
◆ 김영찬> 돈이 많아서 그 큰 금액을 든 게 아니라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안 입어서 모으신 돈이거든요. 그 한 분은 진짜 결혼하는 딸 그 전세 보증금 마련해 주려고 하셨는데 그 돈까지 다 들고 가서 지금 그분은 지금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 계시는데 아이고 제발 딸 돈만은 돌려달라고 그러시더라고요.
 
◇ 김현정> 딸 돈만은 돌려달라.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사람이라면 돌아와야 합니다.
 
◆ 김영찬> 네. 저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 김현정>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그 피 같은 돈 가지고 돌아와야 합니다. 라디오 공개 수배입니다. 이 가락시장의 계주 저희가 지금 실명을 밝힐 수 없는 게 너무나 안타까운데 그 계주 나이대가 어떻게 되죠?
 
◆ 김영찬> 제가 알기로는 69년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69년생. 성이 어떻게 돼요? 선생님?
 
◆ 김영찬> 강 씨입니다.
 
◇ 김현정> 69년생 강 씨 여성 지금 어딘가에서 듣고 있을 겁니다. 변호사도 선임했다고 하니까요. 돌아오십시오. 돌아오십시오. 그 피 같은 돈 들고 돌아와야 됩니다. 오늘 어려운 시간인데 이렇게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반드시 찾았다는 소식 돈 돌려받았다는 소식 들려오기를 저도 기도하고 있겠습니다.
 
◆ 김영찬>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가락시장에서 4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계모임의 계주가 어마어마한 액수를 들고 지금 잠적을 했습니다. 그 사건 어떻게 된 일인지 오늘 함께 짚어봤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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