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딜' 그친 美中 정상회담…당장의 갈등 요인만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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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30일 부산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후 첫 미중 정상회담 개최
트럼프 "위대한 지도자", 시진핑 "세계평화에 진심" 서로 극찬
희토류·펜타닐·대두·입항수수료 등 광범위한 현안 해결에 합의
대만·우크라戰 등 양국간 갈등 뇌관될 민감한 현안 논의는 빠져
'스몰딜' 그쳤지만 내년 상호 방문 약속하며 '빅딜' 가능성 남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간 갈등의 원인이됐던 희토류, 펜타닐, 대두 등 다양한 현안 해결을 위한 합의가 이뤄졌다.

다만, 대만 문제를 비롯해 양국 패권경쟁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양국간 '빅딜' 없이 당장의 갈등 요인만 제거하는 '스몰딜'에 그친 회담이라는 평가다.

희토류·펜타닐·대두·입항수수료 등 문제해결 합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부산 김해공항 공군기지 의전실인 나래마루에서 만나 회담을 시작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여 만이다.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위대한 지도자",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평화에 진심"이라며 서로를 추켜세우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담이 시작됐다.

1시간 40분간의 회담은 사실상 지난 25~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중간 5차 무역협상에서 합의한 사안을 재확인하고 승인하는 수준이었다.

회담뒤 트럼프 대통령의 약식 기자회견과 중국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두 정상은 최근 양국간 첨예한 무역갈등의 원인이 됐던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미국도 제재 대상 중국 기업의 자회사까지 자동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리기로 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미국산 대두 수입을 즉시 확대하겠다고 시 주석은 약속했다. 실제로 중국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중단했던 미국산 가을 대두 수입을 최근 재개하기로 하는 등 이미 선제적으로 합의 이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합성마약 펜타닐 유통 문제 해결에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하면서 미국이 중국에 부과했던 소위 '펜타닐 관세'를 10%P 낮추기로 했다. 이에따라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현행 평균 57%에서 47%로 낮아지게 됐다.

양국간 무역전쟁 휴전 기간도 1년 연장된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관련 유예 조치도 1년간 추가로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중국도 이에 대한 보복 관세를 조정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기존 무역협상의 통해 90일씩 2차례에 걸쳐 휴전기간을 늘려왔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통제도 최신형인 '블랙웰'을 제외하고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엔비디아와 다른 기업들과 (중국 내) 반도체 공급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블랙웰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양국이 상대방 국가 선박에 부여했던 입항수수료도 서로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중국의 해운·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관련 조사 조치를 1년간 중단하고, 중국도 관련 대응조치를 1년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제·무역 분야 현안만 논의…'빅딜'은 내년에?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의 핵심인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실제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전 시 주석이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 유예 등을 약속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더 나아가 '반대한다'고 밝히라고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양국 군사적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밖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공동 대응' 수준의 합의만 이뤘을뿐 종전을 위한 실질적인 합의 내용은 나오지 않는 등 이번 회담은 최근 불거진 경제·무역 분야 갈등 원인만 일부 제거 또는 봉합하는 '스몰딜'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두 정상이 내년에 상대국을 서로 방문하기로 하면서 양국간 '빅딜' 가능성은 남겨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은 그 이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후 회담을 의식한 듯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장기적 이익이라는 '큰 계산'을 해야 하고, 상호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서는 안 된다"면서 "평등·존중·호혜의 원칙에 따라 계속 대화할 수 있으며, 문제 목록은 줄이고 협력 목록은 늘려 나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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