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전투기와 탱크까지 투입되면서 공격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는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아직 본격적인 도심 진입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상군이 외곽의 자이툰과 자발리야 등지에 투입돼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툰과 셰자야 지역은 이미 공습을 받았으며, 사브라 일대에는 탱크 포격이 이어졌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북부와 동부 지역에서 연이어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BBC에 전했다. 가자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64명이 숨지고 300명 넘게 다쳤다고 주장했다.
도시 곳곳은 사실상 일상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주민들은 CNN에 "쓰레기와 하수가 거리를 뒤덮었고, 폭발로 인한 먼지가 공기 중에 가득하다"며 "병원과 약국은 제 기능을 잃었고, 해가 지면 들개 무리가 거리를 점령해 사람들을 위협한다"고 토로했다. 식량과 물은 턱없이 부족해 화장실조차 제때 이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국제사회는 인도적 위기 경고음을 내고 있다. 유엔 산하 기구와 NGO가 참여하는 기아 감시 시스템(IPC)은 22일 가자지구를 사상 처음으로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으로 규정했다. 기근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겪고, 아동의 30% 이상이 급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하루 사망률이 인구 1만명당 2명을 넘는다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모두 충족될 때만 선포되는 최악의 단계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를 "명백한 허위"라고 일축하며 공습 강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가자지구 남부 식량 배급소 인근에서, 기근 속에서 배급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향해 또다시 총격이 가해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인도주의재단(GHF) 배급소로 향하던 팔레스타인 군중을 향해 사격을 가해 최소 4명이 숨졌다. 한 주민은 "시설 문이 열리기 전부터 인파가 몰렸고, 곧 총성이 울렸다"고 전했고, 또 다른 목격자는 "무차별적으로 총격이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다만 GHF 측은 이번 사건이 자사 시설 인근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며, 목격자들의 진술과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GHF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25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