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 해병특검 '尹격노' 실체 확인…'직권남용' 입증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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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0일 해병특검, 격노설 실체 확인
'격노 회의' 참석자 7명 중 5명이 '尹격노' 인정
이첩 보류 지시 등 직권남용 혐의 입증 관심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해병대 채상병 순직과 수사 외압 사건을 수사 중인 순직해병 특검이 출범 30일을 맞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에 대해 사건 발생 2년 만에 실체를 확인한 특검은 사건 이첩 보류 지시의 배경과 목적 등의 위법성을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순직해병 특검은 전날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이틀 만에 다시 소환해 조사한데 이어, 이날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이들이 채상병 사건 기록 회수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앞선 특검의 수사가 지난 2023년 7월 31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는지에 무게중심을 뒀다면, 이제는 '수사 외압 의혹' 규명으로 점차 무게 중심을 옮기는 셈이다.

특검팀은 2023년 7월 31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직접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이 이를 인정한 데 이어, 지난 29일 특검에 출석한 조태용 전 국정원장 역시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제 윤 전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주시하고 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가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관건이다.
 
구체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사건 이첩보류 및 기록 회수, 재검토 등 후속 조치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살펴보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공모한 사건 이첩 보류 지시는 '법률상 의무 없는 행위를 명령한 것'으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본다.
 
이에 대해 이종섭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사건 이첩의 최종 결정자로써 이첩은 물론 이첩 보류 권한도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넓게 해석할 경우 직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사건 이첩 등은 윤 전 대통령이 아닌 자신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임성근 전 1사단장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단지 조직 전반에 대한 우려를 전달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박 대령 측의 경우 당시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이첩은 적법하게 이뤄진 만큼, 국방부 등이 부당하게 이첩 보류와 기록 회수 등을 지시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 대령 측은 군사법원법 제228조 제3항에 '군검사와 군사법경찰관은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재판권이 군사법원에 있지 아니한 범죄를 인지한 경우 그 사건을 대검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찰청 또는 해양경찰청에 이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또 수사규정 제7조에 군검사와 군사법경찰관이 민간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 범죄를 인지한 경우 군사법원법에 따라 '지체 없이' 경찰청 등에 사건을 이첩하라고 명시하고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법조계 해석은 분분한 상황이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종섭 전 장관이 최종 수사 결과가 아닌 초동조사에 관여했다는 점이 중요해 보인다"며 "수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최종 결론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은 이첩 보류 자체가 아닌 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에 무게중심을 둘 수 있다"며 "임성근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려는 의도가 구체적으로 입증된다면 특검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조만간 이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 배경에 외부 압력이 작용했는지, 해당 지시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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