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류현진 형과 투수전 낭만 꿈 꿨는데, 기분이 막 좋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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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김광현. 노컷뉴스 SSG 랜더스 김광현. 노컷뉴스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야구는 '괴물'의 시대였고 'KK'의 전성시대였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마침내 성사된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김광현(SSG 랜더스)의 사상 첫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향한 야구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고조됐다.

김광현은 "모든 사람들이 의식했듯이 나 또한 의식했다. 의식이 안될 수가 없는 경기였다. 경기 전에 카메라가 들어와서 몸을 푸는 장면을 찍기도 했다. 그래서 몸 풀 때 처음으로 이어폰을 꼈다. 혼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평소와는 다른 압박감, 그래서 더 힘을 냈다. 김광현은 6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쳐 SSG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전 "올해 최고 구속이 나올 것"이라던 말이 농담이 아니었다. 그만큼 힘차게 공을 뿌렸다.

김광현은 경기 후 취재진에게 "정말 시속 150km가 나왔냐"고 물으면서 놀라워 했다. "올해 안에 시속 150km가 안 나오면 어떡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나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광현에 맞선 류현진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1회에만 5실점 하고 조기 강판됐다. 김광현은 3루 덕아웃 앞에서 가볍게 몸을 풀면서 타자들의 1회초 분발을 지켜봤다.

김광현은 "사실 1점만 뽑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1점을 지원받고 하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다. 마음이 편해졌다. 야수들이 후반기 들어 침체기를 겪고 있었는데 오늘 그게 만회가 된 것 같아 야수들에게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SSG 선수단은 이날 전력 분석 회의에서 "팀의 캡틴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혼자 싸우게 하지 말고 야수들이 도와주자"며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을 하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자고 결의했다.

이에 김광현은 "그런 부분이 느껴졌다. 너무 감사하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도 진짜 너무 잘해줬다. 그래서 이렇게 승리할 수 있었다. 야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SSG 랜더스 김광현. 연합뉴스 SSG 랜더스 김광현. 연합뉴스 SSG 랜더스 김광현. 연합뉴스 SSG 랜더스 김광현. 연합뉴스 
하지만 마음 한 편은 무거웠다. 김광현은 멋진 투수전이라는 낭만을 꿈 꿨다. 류현진의 초반 난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김광현은 "저도 낭만이 있어서 서로 완투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투해서 진짜 투수전을 하는 꿈을 꿨다. (류)현진이 형은 저에게 대투수이고 항상 위로 올려다보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저도 사실 기분이 막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서로 좋은 컨디션에서 진짜 최고의 피칭을 한 번 더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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