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는 아파트 내 층간 소음을 소재로 이웃 간의 첨예한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배우 강하늘은 이른바 '영끌'을 통해 아파트를 장만한 뒤 층간소음을 겪게 되는 노우성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 제공 촬영 당시에는 몰랐다. 시사회에서 나온 탄성을 듣고서야 실감했단다. 배우 강하늘의 친척 형도 그 장면을 보고 심장을 부여잡았다고 귀띔했다.
강하늘은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에서 노우성이 경찰서에서 코인을 매도하는 장면에 대해 "원하는 대로 나왔다"고 웃었다.
"블랙코미디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웃긴데 웃을 수 없는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그 장면에서 소리 지르시더라고요. 김태준 감독님이 원하는 분위기로 잘 표현된 거 같아요."
해당 장면은 경찰에 붙잡힌 노우성이 절박한 상황 속에서 코인을 매도하려는 신이다. 강하늘은 이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영화 '84제곱미터'. 넷플릭스 제공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제가 잘 못 연기해버리면 쌓아온 긴장감이 갑자기 코미디로 전환될 거 같았다"며 "감독님과 많은 논의를 한 장면"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정말 치열하게 촬영했다. 4일 동안 모든 신을 나눠서 찍어봤다"며 "웃기면서도 슬픈 느낌이 잘 전달되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액정이 깨진 노우성의 핸드폰 장면은 실제 촬영 당시 CG 작업이 들어간 신이라고 설명했다. 강하늘은 "블루스크린으로 띄워놓아서 정상적인 화면은 아니었다"며 "연기하면서도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생각으로 계속했다"고 웃었다.
그는 층간소음에 시달리는 노우성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한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양한 흑백 장면이 들어간 신은 노우성의 내면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짧은 화면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이었는데, 저 혼자 방 안에서 와~에~와~ 하며 소리를 질렀어요. 연기할 때는 소음도 없어서 약간 미친 사람처럼 연기 했죠. 오히려 재미있었어요.""노우성의 답답함 보여주려고…저와는 달라요"
배우 강하늘은 노우성 역을 소화하며 일정 부분 유머와 위트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딥해서 보는데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노우성이라는 인물에 공감할 수 있도록 초반에 톤을 끌어올려 장난스러운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강하늘은 노우성을 수동적인 인물로 보이길 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야 노우성의 답답함이 그려질 거 같았다"며 "사실 우성이 같은 친구들이 주변에 꽤 있어서 참고했어요. 하지만 저는 다 때려 박고 '제발, 제발' 이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공감되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이어 열린 결말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우성이가 웃고, 울고, 가만히 있는 모습도 찍었어요. 층간소음도 들리는 버전과 들리지 않은 버전도 있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한 결말과 비슷했어요. 층간소음이라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한 삶은 계속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가겠죠."강하늘은 연출을 맡은 김태준 감독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그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영화를 보듯이 읽었다. 짧고 딱딱 치고 나가는 부분들이 많았다"며 "우성 눈 옆으로 흐르는 땀까지 대본에 적혀 있었는데, 이런 짧은 장면들이 많이 활용될 거라고 생각해서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또, 함께한 배우들과도 자주 소통하며 촬영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극 중 영진호가 노우성에게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라고 말했던 장소를 언급했다.
강하늘은 "원래 거기서 촬영하는 신이 아니었다"며 "서현우 형과 얘기를 나누다가 뭔가 은밀해 보여서 감독님과 얘기해서 찍게 됐다. 현우 형과는 한 장면을 찍을 때도 '하늘아 ,이렇게 해보자', '형 이렇게 해볼까요' 라면서 서로 맞췄다. 아이디어가 넘치시더라"고 강조했다.
또,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2019)'에서 호흡을 맞췄던 염혜란과의 재회에 대해선 "극 중 혜란 선배님을 만나는 장면들이 재미있지 않은데, 선배님이 편하게 먼저 얘기해 주시고 다가와 주셔서 편안했다"며 "제가 한참 후배고 동생인데 진짜 친한 누나처럼 다가와 주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2~3년간 또 못 볼 거예요…하루에 '올인'하죠"
배우 강하늘은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가 언제 이정재, 이병헌, 양동근 선배님 등과 같은 대선배님과 말을 나눠보겠느냐"며 "저로서는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강하늘은 올해 영화 '스트리밍'에 이어 '야당', '오징어 게임', '당신의 맛'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활약하고 있다.
"사실 스트리밍도 5~6년 전에 찍고, 다른 작품도 3년 전에 찍었어요. 3년 전만 해도 친구들이 너무 쉬는 거 아니냐고 말했어요. 이번에 이렇게 작품이 연달아 공개되니까 '하늘아 좀 쉬어라'라고 하더라고요. 작품 공개는 제가 정하는 게 아니어서 아마 또 2~3년 간 못 볼 거예요(웃음)."그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자동이체 등록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 해명(?)도 덧붙였다.
강하늘은 "약간 확대 (해석)됐다"며 "핸드폰 요금도, 정수기 요금도 자동이체를 한다. 다만 공과금이나 고지서 같은 것들은 제가 확인하고 그대로 내는 거를 선호한다는 의미였다"고 웃었다. 이어 "이번 달에 얼마 나왔는지 보고 다음 달에 좀 아끼자는 취지에서 하는 것"이라며 "자동이체를 못 믿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하늘은 끝으로 노우성과 달리 하루에 '올인'한다고도 전했다.
"오늘 하루 재미있게 사는 거에 '올인'하는 편이에요. 작품 흥행 여부보다는 그날 하루 촬영을 재미있게 만드는 건 제가 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그 작품을 떠올릴 때 '그 장면 진짜 재밌게 찍었지'라는 생각만 들어요."
영화 '84제곱미터'는 지난 18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64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을 기록해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 3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일본, 프랑스, 홍콩 등 총 40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