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이 단행한 이란 핵시설 공습, 일명 '한밤중의 망치(Midnight Hammer)' 작전의 핵심 배경에는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협력이 있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단행하기까지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긴밀히 협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번 공습이 미국 단독 결정이 아니라, 수개월간 이어진 미·이스라엘 간 긴밀한 전략 공조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우리가 어떻게 도울까요"…트럼프 "이란 방공 시스템 제거해 달라"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초, 군사 옵션을 실행하기 전 마지막 외교적 시도로 튀르키예 이스탄불 회담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암살 위협을 우려해 회동을 거부하면서, 외교 경로는 사실상 차단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외교적 돌파구는 더 이상 없다고 판단하고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결심했다. 곧바로 네타냐후 총리와 공습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역할이 구체화됐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라는 네타냐후 총리의 물음에, 이란 남부의 방공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제거 대상 방공망 목록도 전달했다.
공습 이틀 전인 19일, 이스라엘 공군은 이 요청에 따라 이란 남부 지역 방공 시스템에 대한 정밀 타격을 단행했다. 이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시설로 진입하는 미군 폭격기의 안전한 항로 확보를 위한 조치였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 것이 아니라, 요청에 응한 것"이라며 미국이 작전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작전 직전까지 JD 밴스 미국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실시간 통화를 이어가며 작전 절차와 공조 범위를 조율했다.
美 공습 개시 후 "네타냐후 총리에 감사와 축하"… 추가 공습 두고는 온도차
막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미군의 폭격 이후 이란 포르도 핵시설 모습. 연합뉴스공습은 현지시간 21일 밤, 미 공군이 이란 남부 영공에 진입하며 시작됐다. B-2 스텔스 폭격기를 포함한 편대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을 목표로 GBU-57 '벙커버스터' 14발을 비롯해 정밀유도탄 총 75발을 투하했다.
이란의 방공망은 무력화된 상태였고, 전투기나 지대공 미사일은 출격하지 못했다. 공습은 계획대로 종료됐고, 미군 폭격기들은 무사히 귀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작전 결과를 직접 브리핑했다. 이어진 대국민 연설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감사와 축하를 전한다"며 "우리는 그 어떤 팀도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협력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다음 단계는 협상이며, 목표는 평화"라고 밝히며 군사 작전 장기화보다는 외교적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정부 관계자도 "대통령은 추가 공습을 원하지 않는다. 이란이 보복하지 않는다면 이번 작전으로 종료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향후 공습 지속 여부를 두고 시각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그들(미국)은 우리가 공격을 계속하는 건 신경쓰지 않지만, 그들로서는 이쯤에서 끝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모른다. 그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