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준강간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7년 구형된 태일. SM엔터테인먼트 제공전 엔시티(NCT) 멤버 태일(문태일)이 '특수준강간' 혐의로 징역 7년과 취업제한 명령 10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검찰은 태일 등 피고인 3인이 저지른 성범죄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제26형사부(이현경 부장판사)는 태일 등 총 3명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태일과 피고인 3인, 이들의 변호인단이 출석했다. 3인 모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공소사실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6월 13일 새벽 2시 33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주점에서 피해자를 만나 술을 마신 후, 피해자를 택시에 태워 방배동에 있는 피고인 주거지로 이동해 이후 만취해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합동 강간했다는 내용이다. 피해자는 외국인 여성이다.
피고인 전원에게 각 징역 7년, 이수 명령·공개 고지 명령·취업 제한 명령 10년을 구형한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외국인 여성 여행객을 이태원에서 만나, 방배동에 있는 피고인 집에 데리고 가서 세 명이 집단으로 윤간한 사건이다.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한 사건"이라고 질타했다.
제출된 증거 목록에 따르면, 태일 외 피고인 2인은 범행 당시 "택시 좀 나가서 태워. 다른 곳에서 찍히게" 등의 문자 메시지를 나눴다. 검찰은 "일부러 범행 장소와 다른 곳에서 택시를 태워 보내놨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이런 것을 보면 피해자가 외국인인 점을 이용, 범행 장소를 기억 못 하게 하거나 경찰이 추적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경찰이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사건 발생 후 2개월 만에 피고인 3인을 특정해 압수수색이 진행된 점을 언급하며 "그 이후에 자수서란 이름의 서류를 제출했으나 이걸 법률에서 정한 진정한 의미의 자수라고 볼 수 있을지 매우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발적 범행'이라는 피고인들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술을 더 마시기 위해서 집으로 데려갔다는 주장을 한다"라며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능한 소리인지 굉장히 의문이다. 이러한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 주장을 볼 때 과연 이 사건에 관해 진심으로 참회하고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비록 합의서는 제출된 사안이지만 사안의 중대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양형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태일 변호인은 "사건의 중대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 사건으로 크나큰 피해를 본 피해자에게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라면서도 태일이 △본인 행동으로 피해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사실을 깨닫고 여전히 깊이 반성 중이고 △과분한 사랑을 베풀어 준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킨 점을 진심으로 사죄하며 △수사 과정 중 국선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에게 사죄의 뜻을 전한 것을 양형에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피고인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한 점 △태일이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으로 성범죄 예방 교육 프로그램과 심리 상담을 받은 점 △자수했고 이후 수사 과정에 적극 협조한 점도 언급했다.
'계획된 범행'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태일 변호인은 "피해자가 주점을 나설 때 술을 더 마시고자 하는 생각이었을 뿐, 이 사건 범행을 하고자 기획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태일 변호인은 "피고인은 어린 나이부터 일종의 공인으로 사회 활동을 하며 별다른 물의 없이 성실히 활동했고 아무 범죄 전력도 없다. 기부와 자원봉사도 열심히 했고, 이런 피고인의 성품을 아는 지인들은 안타까워하며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도 작성했다"라고 말했다. 2023년 교통사고를 당해 "상당한 정도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생계 곤란을 겪는다고도 주장했다. 태일의 성범죄 사건 여파로 모친이 직장에서 퇴사하게 됐고, 태일 역시 지인 식당에서 일을 돕는 정도의 경제 활동만 하고 있어 "가족의 생계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이른다"라는 내용이다. 태일 변호인은 "(태일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 되고자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관용을 이끌어 주시길 간곡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태일은 "우선 피해자분께 정말 큰 피해를 드렸다는 것에 대해서 가장 크게 후회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저에게 실망감을 느끼신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처해 주신다면, 일생에 주어진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떤 일이라도 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보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태일이 성범죄 사건으로 피소돼 경찰 조사 중이라는 사실은 지난해 8월 알려졌다. 당시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사실관계를 파악하던 중 해당 사안이 매우 엄중함을 인지하여, 더 이상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태일과 논의해 팀 탈퇴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그해 10월, 태일은 SM과의 전속계약도 해지된 바 있다.
선고 기일은 오는 7월 10일 오후 2시로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