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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것 좋아하는 권진아가 정규앨범으로 그린 원대한 꿈[EN: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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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상품 개봉을 뜻하는 '언박싱'(unboxing)에서 착안한 'EN:박싱'은 한 마디로 '앨범 탐구' 코너입니다. 가방을 통해 가방 주인을 알아보는 '왓츠 인 마이 백'처럼, 앨범 한 장에 담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살펴보는 '왓츠 인 디스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조금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편집자 주]

권진아 정규 3집 '더 드리미스트' 제작기 ① 음악 편

세 번째 정규앨범 '더 드리미스트'를 최근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권진아. 어나더 제공세 번째 정규앨범 '더 드리미스트'를 최근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권진아. 어나더 제공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3'에서 3위를 차지하고 안테나에서 데뷔했을 때 그의 데뷔곡은 발라드였다. 앞서 언급했듯 권진아의 대표곡 다수도 발라드다. 곡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이른바 유행하는 장르라는 것도 시시각각 달라지며, 이제 해외 청자의 존재도 고려할 대상으로 떠오른, "요즘 시대"에 "발라드로 사랑받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걸 권진아는 해내고 있다. 물론 그는 '발라드만' 가능하다거나 잘하는 가수는 아니다. 독립 레이블을 통한 첫 번째 정규앨범이자, 6년 만에 나온 이번 '더 드리미스트'(The Dreamest)에는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장르"가 담겨 있기도 하다. 하지만 중심축에는 본인의 정체성과도 같은 발라드를 두었다.

CBS노컷뉴스는 선공개곡 '러브 앤 헤이트'(Love & Hate), 더블 타이틀곡 '재회' '놓아줘'를 비롯해 총 10곡이 수록된 권진아의 정규 3집 '더 드리미스트'를 조금 더 샅샅이 뜯어보고자 했다. 가창자이자 작사·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권진아로부터 '더 드리미스트' 제작기를 듣길 청했다. 인터뷰는 13일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세 번째 정규앨범 '더 드리미스트'는 정규 2집 '나의 모양' 이후 6년 만에 나온 앨범입니다. 어나더 레이블로 옮기고 나서 정규앨범을 내는 건 처음인데요. 앨범을 준비하며 제1 목표로 삼은 것이 무엇인지, 완성하고 나서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목표로 삼은 것은 어떤 숫자나 지표가 아니었던 거 같아요. 이번 앨범은 저의 다짐과 포부에 가깝죠. 어떤 목표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제1 목표를 그냥 이 앨범을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어요.

이어지는 발매 공연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처음 하는 것이었는데, 앨범을 잘 만든다면 잠실실내체육관의 입성이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앨범 제작에만 몰두했습니다. 작고 소박한 것들을 사랑하지만 꽤나 야망가의 시선으로 큰 스케일의 꿈을 그리고 있다-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쩌면 그게 목표였던 것 같기도 해요.

권진아는 '운이 좋았지'가 수록된 정규 2집 '나의 모양' 이후 약 6년 만에 새 정규앨범을 냈다. 어나더 제공권진아는 '운이 좋았지'가 수록된 정규 2집 '나의 모양' 이후 약 6년 만에 새 정규앨범을 냈다. 어나더 제공
2. 총 10곡이 실린 '규모 있는' 앨범입니다. 전체적인 제작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작업 과정에서 가장 긴 시간을 들인 부분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1년~1년 반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곡을 수급해서 수정하는 작업과 제 작곡 기간이 가장 오래 걸렸어요. 타이틀곡 '재회'를 받아서 대공사를 거치느라 머리가 많이 아팠습니다만, 그래도 타이틀곡이 돼서 뿌듯해요. 돌이켜보면 다 의미 있는 과정이었어요.

3. '꿈'의 최상급을 '드리미스트'로 표현했습니다. 앨범 주제를 '꿈'으로 삼은 배경과, 그 주제 의식을 잘 살리기 위해 특히 공들인 부분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꿈이 참 많았습니다. 꿈을 꾸고 이뤄나가는 과정은 기쁘고 벅찬 일이지만 괴로울 때도 많지요. 그래서 트레일러 영상이나 사진들, 피지컬 앨범(실물 음반)을 대비되는 두 개의 개념으로 나누어 낮과 밤, Beautiful & Mess, 흑과 백, 이런 형태들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4. 선공개곡 '러브 앤 헤이트'부터 더블 타이틀곡 '재회' '놓아줘'가 모두 발라드 트랙입니다. 본인이 가진 '발라드 정체성'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싶었다고 이유를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권진아씨에게 '발라드'란 어떤 의미인지, 앞서 언급한 세 곡에서 어떤 새로운 시도를 했는지 들려주세요.

안테나의 강점인 음악성과 감성으로 도움을 받아 데뷔곡으로 발라드를 내고 또 제 자작곡인 '운이 좋았지'로 저의 캐릭터가 생겼죠. 요즘 시대에 발라드로 사랑받는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동시에 여러 면에서 확장성을 가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제가 걸어온 길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의 곡에서는 언제나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거나 붙잡는, 일면 자조적이기도 했던 화자였다면 이번 발라드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대놓고 네가 아팠으면 좋겠다고 하거나, 제발 날 놓아 달라고 하거나, 아주 오래전 헤어진 연인을 오랜만에 우연히 다시 만나 그 시절을 추억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저만의 디테일일 수 있지만… 발라드로 또 한 번 오래 사랑받을 곡을 만난다는 것은 앞으로도 저에게 오랜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엔 총 10곡이 수록됐다. 어나더 제공이번 앨범엔 총 10곡이 수록됐다. 어나더 제공
5. '재회'와 '놓아줘'가 더블 타이틀곡이 되었습니다. 혹시 타이틀곡으로 유력했던 또 다른 후보가 있는지, 앨범에 수록됐는지도 궁금합니다.

첫 번째 트랙인 '새 발자국'이 유력한 후보였어요. 저를 포함한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이 이 노래가 최애(가장 좋아하는)곡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수많은 논의 끝에 '재회'와 '놓아줘'가 타이틀이 되었습니다.

6. 다채로운 장르를 아우른 이번 앨범에서 가장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올 만한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인지, 이유도 함께 설명 부탁드립니다.

'스틸미스유'(stillmissu)나 '노티 트레인'(Naughty Train)이 가장 새로운 느낌일 것 같아요. 언제나 알앤비(R&B)를 사랑해 온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트랙이기도 하고 그동안 다른 장르의 곡들을 많이 불러왔지만 특히나 '노티 트레인'은 트랙 자체의 사운드나 흐름이 그동안 해 왔던 느낌과 전혀 달라서 리스너분들께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 같아요.

7. 수록곡 전 곡을 작사했습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작사할 때 제일 염두에 두었던 원칙이 있을까요? 또, 가장 수월하게 나온 가사와 어렵게 나온 가사, 혹은 특별히 청자에게 권하고 싶은 가사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순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해요. 쉽지 않은 일이죠. 그래서 좋은 가사를 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문득 번쩍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주르륵 써 내려가요. 그 문장의 조립과 해체를 반복하다 보면 부르기에도 알맞고 좋은 스토리가 나오는 것 같아요.

'놓아줘'는 정말 한 번에 써 내려갔고 '원더랜드'(Wonderland)나 '새 발자국'은 작업 기간이 꽤 걸렸던 것 같아요. '새 발자국' 가사에 '단 한 가지 약속해 더뎌도 나아간다고'라는 가사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와 리스너분들 모두가 더뎌도 나아가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권진아는 곡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밝혔다. 어나더 제공권진아는 곡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밝혔다. 어나더 제공
8. 베이스, 기타, 드럼, 피아노, 신스 패드, 스트링, 신시사이저, 키보드 등 곡마다 다채로운 악기가 쓰였습니다. 프로그램으로도 가능한 부분인데 '리얼 악기'를 쓴 이유와, 그로 인해 기대한 효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직까지는 프로그램으로 리얼 악기를 완벽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미세한 몇 초의 러쉬함과 래잇백, 연주자의 감정이나 에너지에 따른 액센트의 변화로 곡에서 풍기는 다이내믹과은 악기 리얼 녹음 때만 느낄 수 있어요.

9. 싱어송라이터로서 프로듀서 역할도 함께하고 있는데, 앨범 제작 과정에서 각각 아티스트/프로듀서로 가장 행복하거나 뿌듯했을 때는 언제였나요?

각 곡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해요. 그게 제가 의도한 바니까요. 메시지고 이미지고 다 떠나서 결국은 곡이 좋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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