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박종민 기자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하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수사팀에서 찾지 못한 물증을 새롭게 확보한 것인데 검찰은 김 여사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 형사부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음파일 수백개를 확보했다. 검찰이 미래에셋 측에서 받은 녹음파일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가조작 일당이 범행을 벌인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이에 이뤄진 통화로 알려졌다.
이 녹음파일에는 '계좌 관리자 쪽에서 수익금을 40%가량으로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취지의 김 여사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계좌 관리를 증권사 직원 등에게 일임해 주가조작이 이뤄지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도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재수사를 맡은 검찰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인식을 의심케 하는 물증을 새롭게 확보하면서 불기소 결론이 뒤집힐지 주목된다. 검찰이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일당에게 계좌 관리를 맡기고 수익 배분을 약속하는 취지로 말하는 대화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대화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2차 주가조작'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에 이뤄졌다고 한다.
녹음파일에는 김 여사가 2차 주가조작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블랙펄인베스트에서 작성한 이른바 '김건희 엑셀파일'에 관해 언급하는 대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명의 계좌 인출 내역 등을 정리한 파일로 검찰은 최근 이 파일을 만든 블랙펄인베스트 전직 임원 민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확보한 녹음파일을 제시하며 주가조작 인식 여부를 캐물을 계획이다. 김 여사 전날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