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기 지도부가 우리 당의 아픔을 잘 치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2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으로 이어진 당내 위기 국면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약 6개월 만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때문에 일어난 탄핵 정국에서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독이 든 성배를 마셨다"며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거치면서 저희 당은 분열했고 정권까지 넘겨줬다.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문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 단일화 추진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관련해 "당원 전수조사에서 단일화에 찬성하는 당원이 83%가 나왔고, 의원총회에서도 64명 중 60명이 후보 교체에 찬성했다"며 "당 지도부가 이를 무시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당헌당규가 정하는 절차를 그대로 밟고 당 법률위원장 검토를 받았다"며 "남부지방법원 판결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당시 대선의 최대 쟁점은 단일화였다. 당원과 국민이 단일화를 열망했다"며 "당시 비대위원 7명 전원 일치로 후보 단일화 작업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전날 갑작스럽게 취소된 의원총회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그만두는 마당에 의총을 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서 (의총) 전날 밤에 취소 의사를 표시했다"며 "(지난 9일 의총 관련) 사후 보고를 받았는데, 대다수 의원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생각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계로 영입했던 것에 대해서는 "3년 전 우리 당에 경쟁력 있는 대권 후보가 없었고, 윤 전 검찰총장을 당으로 영입해 정권 교체를 이룬 점에 대해 전혀 후회하는 바가 없고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다만 당과 일체의 상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점은 잘못된 것이고 이번 대선의 최대 패착이었다"고 평가했다.
향후 역할과 관련해서는 "새 지도 체제가 들어오는 데 물러나는 마당에 주문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의원들과 당원들이 심기일전해 한 분 한 분 정예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뒤에서 중진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 말미에 언론에 대한 서운함도 드러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에 패배해서 할 말은 없지만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 민주당 관련 기사로 도배되고 우리는 몇 줄 안 나온다"며 "언론은 여야 기사량에 있어 균형을 맞춰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송언석 의원과 김성원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차기 지도부의 방향성과 당 수습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