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요 옥죈다면서…내주부터 '또 공공만' 2부제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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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안보 위기경보 '경계' 격상 따라 8일부터 공공 2부제 시행

원유 수급 차질 현실화…에너지 위기 '경계' 단계 진입
차량 운행 규제 '공공 2부제'로 강화
주4일제·재택근무는 제외…"추가 조치 검토 안 해"
민간은 5부제 자율 유지…공영주차장·공공기관 입차 제한만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입구에 차량 5부제 실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홀짝제)가 시행된다. 류영주 기자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입구에 차량 5부제 실시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홀짝제)가 시행된다. 류영주 기자
정부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라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총 4개 단계 중 3단계인 '경계'로 격상하면서, 내주부터 정부 및 공공기관 차량 운행 규제를 '2부제'로 강화한다. 민간은 5부제 자율 시행 방침을 유지하되, 공영주차장 입차 제한으로 기존보다 강제성을 일부 높였다.

다만 에너지 수요 절감이 긴요한 상황에서 공공만 더 옥죄는 '반쪽'짜리 규제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공공 2부제 적용을 받는 1만여 개 기관 약 130만 대는, 민간을 포함한 약 2370만 대의 5%에 그친다.

원유 수급 위기 심화…공공만 5부제→'강화된' 5부제→2부제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전날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로 격상된 데 따라, 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홀짝제)가 시행된다.

2부제는 홀수일에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짝수일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만 운행을 허용하는 강력한 부제다. 5부제는 요일제로 모든 차량이 주 1회 운휴하는 반면, 2부제는 홀짝제로 이틀에 1회꼴로 운휴 규제를 받게 돼 운휴일이 2.5배 늘어난다.

앞서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 발발 초기인 지난달 5일 발령된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가 같은 달 18일 '주의'로 격상되자, 2006년부터 시행해온 공공 5부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지난달 25일 0시부터 시행해 왔다. 경차와 하이브리드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유명무실했던 강제성을 실질화해 위반 시 페널티를 강화했다.

이번 2부제 시행과 함께 위반 시 페널티도 더 강화됐다. 기존에는 4회 이상 위반 시 징계였으나, 이번에는 3회 위반 시 징계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5부제에서 제외됐던 장애인·임산부 동승 차량, 전기·수소차, 대중교통 출퇴근이 어려운 임직원 차량, 기타 공공기관장이 운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차량 등은 그대로 제외된다.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 2부제 시행 시 월 최대 8만 7천 배럴의 에너지 추가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배럴(159리터)은 승용차 연료통(40~75리터) 3대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다만 기존 5부제에서 제외됐던 장애인·임산부 동승 차량, 전기·수소차, 대중교통 출퇴근이 어려운 임직원 차량, 기타 공공기관장이 운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차량 등은 그대로 제외된다.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 2부제 시행 시 월 최대 8만 7천 배럴의 에너지 추가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배럴(159리터)은 승용차 연료통(40~75리터) 3대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기후부는 이 밖에도 각 기관에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출퇴근 시간을 분산하고, 불요불급한 출장 자제와 화상회의 활성화 등을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시행하는 공공기관 주 4일제나 재택근무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공공 규제만으로는 실질적인 에너지 수요 절감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원안보 위기경보 경계 단계는 에너지 수급에 일부 차질이 현실화됐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돼 민간 원유 재고가 직전 일주일 평균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경우, 수급 전면 차질로 보고 최고 단계인 '심각' 경보를 발령하게 된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산업통상부 '자원안보위기 경보 발령 기준' 중 석유 부분 설명 자료 캡처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산업통상부 '자원안보위기 경보 발령 기준' 중 석유 부분 설명 자료 캡처

전체 차량 중 약 5% 공공만 옥죄…에너지 절감 효과 제한적

공공부문 차량 운행 규제가 강화된 것과 달리, 민간은 기존 5부제 자율 시행 방침이 유지됐다.

공영주차장과 정부 및 공공기관 입차 시에만 5부제를 의무 적용하기로 해, '단계적 확대'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다.

전국 약 3만 개 공영주차장 면수를 약 100만 면으로 가정하면, 차량 100만 대에 5부제 효과를 적용한 것과 유사해 월 최대 2만 7천 배럴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기후부 추산이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승용차 5부제 시행 시 승용차 연료 사용량의 1~5%를 절감할 것으로 본 추정치를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공영주차장 5부제는 전통시장과 관광지 등 적용 예외 사유가 많아 실제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간까지 부제 적용을 확대해야만 대상 차량이 약 2370만 대로 18배가량 늘어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분명해지겠지만, 국민 불편과 경기 영향 등이 규제 강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특히 기후부는 "경계 경보 발령 시에는 민간부문 부제도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등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김성환 장관)던 지난달 24일 발표와 달리, 이번에는 민간 부문 부제 의무화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기후부 오일영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민간부문 의무 5부제에 대해 '심각' 단계에서 적용 여부를 확답하기는 어렵다"며 "민간까지 부제를 확대하는 것은 중동 전쟁 상황, 경제 여건, 국민 수용성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경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한 방송에 출연해 "국제유가가 120~130달러로 올라가는 등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민간에도 부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가격 기준도 정해둔 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오 실장은 "주요 대기업 그룹과 금융권, 경제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승용차 5부제를 비롯한 에너지 절약 조치에 참여하고 있고, 일부 지자체에서도 공영주차장 할인, 자동차세 감면 등 혜택을 통해 자율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자발적 동참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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