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오른 일본 쌀 가격, 미국 주식시장 하락의 나비효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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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기준금리 동결 전망…미일 관세협상 불확실성 영향
쌀 가격 2배 상승에 임금상승률도 최대 수준…물가상승 압박
美트리플 약세 원인 '엔캐리 청산'…日금리인상 멈춰야 수급 회복

일본 도쿄의 한 창고에 쌓여있는 정부 비축 쌀 자루 옆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일본 도쿄의 한 창고에 쌓여있는 정부 비축 쌀 자루 옆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지는 동안 미국 주식시장도 대세 상승세에 진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약화한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부터 이튿날까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관세협상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다. 일본은행이 지난 1월 내놓은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1%이지만, 미일 관세협상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은행의 목표 물가인 2% 달성을 위한 기준금리는 1% 수준이고, 이를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강해지고 있다. 쌀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쌀 가격은 5kg이 4214엔(약 4만 2600원)으로 14주 연속 상승했다. 전년 동기 2068엔(약 2만 1천원)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이 같은 영향으로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6% 상승했고, 신선식품을 제외한 CPI도 3.2% 올라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강해졌다.
 
이는 엔화 강세(엔/달러 환율 하락)로 이어졌다. 지난 22일 장중에는 2023년부터 2년 넘게 지켜온 마지노선인 140엔이 무너진 139.88엔을 기록했다. 올해 초 158달러선에서 10%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일본의 임금상승률 역시 3월 노사 임금협상 집중 기간인 춘투(춘계생활투쟁) 평균 5.46%로 지난해 5.1%를 넘어 1991년(5.66%) 이후 최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임금상승률은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을 위해 물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소다.
 
대신증권 문남중 연구원은 "임금 상승 압력의 확대는 금리 인상 지속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라며 "올해 임금 상승률은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핵심은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미국 주식시장 약세 분위기를 자극할 가능성이다.
 
현재 미국은 4월 관세정책 공식 발표 이후 주가 하락과 채권금리 상승, 달러 약세 등 '트리플 약세'를 겪고 있다. 이른바 '셀(Sell) USA' 트레이드로 불리는 미국 자산에 대한 매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지목된다. 일본의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높은 수익이 나는 미국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는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청산되고, 지난해 8월 급격하게 발생해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일본은 미국채 보유 1위(약 1조 1천억달러 규모) 국가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시대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0.1%로 인상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시작했다. 올해 4월 들어서 일본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 중 장기채만 8조엔 규모가 순매도됐다.
 
따라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미국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DB증권 강현기 연구원은 "주목할 것은 엔달러와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동일한 궤적을 그리며 움직인다는 점"이라며 "올해 중반 엔/달러가 140엔을 하향 돌파할 경우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수축이 급격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 오한비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점진적인 방식으로 긴축(금리인상) 행보를 이어나갈 전망이기 때문에 급진적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최종 금리 1%대를 향한 일본은행의 긴축 스탠스가 완화하고, 환율 변동성도 낮아지기 시작하면 글로벌 자금의 미국 자산 이탈 흐름은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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