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초의회 의원이 받은 딥페이크 음란물 협박 메일. 독자 제공광주 기초의회 의원들의 사진을 활용해 음란물로 합성한 뒤 협박 메일을 보내는 딥페이크 범죄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3일 오후 8시쯤. 광주 광산구의회 박해원 의원에게 수상한 메일 한 통이 전달됐다.
'중요한 문서'라는 제목으로 발송된 해당 메일에는 2초 남짓의 짧은 딥페이크 영상이 첨부되어 있었다. 메일에는 "법적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이 내용을 보면 당장 연락하라"는 협박이 담겨 있었다.
해당 메일을 열어본 박 의원은 자신의 얼굴이 음란물에 합성된 것을 보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 의원은 "파일을 열어보고 황당했다"며 "처음에는 사실이 아닌 내용의 영상임에도 이게 진짜 나인가 싶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원들 대부분 딥페이크에 대해 듣기만 했지 실제 피해자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광산구의회에서는 박 의원을 포함한 4명의 의원이 같은 메일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소속된 남성의원 18명을 대상으로 추가 피해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또 광주 서구의회 의원 2명과 남구의회 의원 1명, 북구의회 의원 3명 등이 딥페이크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구의원 가운데 일부는 개별적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광주경찰청은 메일 경로와
유포자 추적 등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주 말에 광산구의회가 아닌 다른 의회에서 의원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며 "똑같은 영상물에 의원들의 얼굴 사진을 바꿔 합성해 협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 5개 구의회는 최근 구의원들을 상대로 딥페이크 범죄가 이어지자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