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어느덧 세월호 10주기…억센 비 뚫고 참사 해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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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2시 30분부터 4·16연대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 일정 시작돼
유가족 태운 전세버스, 목포항으로 출발…오전 10시 30분 참사 해역서 '추모제' 개최
"가서 마음껏 울고 오세요"…참가자 손에 쥐어진 '노란 손수건'
'세월호 10주기' 맞아 전국 곳곳서 추모 물결…오후 4시 16분부터 1분간 단원구청 일대서 추모 사이렌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오전 2시쯤, '참사 해역 선상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유가족 40여 명이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주차장에 모였다. 박인 기자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오전 2시쯤, '참사 해역 선상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유가족 40여 명이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주차장에 모였다. 박인 기자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겼던 4·16세월호 참사로부터 10주기를 맞은 16일, 희생자 유가족들이 배를 타고 그리운 가족을 떠나보낸 바다를 다시 찾아 나선다.

이날 오전 1시 45분쯤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유가족 27명 등 일행 40여 명을 태우고 목포항으로 향할 전세버스 3대가 보슬비를 뚫고 주차장에 들어섰다. 아무 말도 없이 엄숙한 표정을 한 유가족들이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새벽 공기가 쌀쌀했던 탓일까. 이른 새벽부터 주차장에 도착한 유가족마다 담요 하나와 목포항까지 가는 길에 출출한 배를 채울 간식거리들을 손에 쥐고 있었다.
 
"가서 마음껏 울고 오세요"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 등을 심리 지원해 온 시민단체 안산온마음센터 관계자는 유가족들을 배웅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이 말을 들은 유가족들이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고, 시민단체 4·16재단 관계자들은 버스에 탑승한 사람마다 '노란 손수건'을 하나씩 건넸다.
 지난 10년 동안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등을 심리 지원해 온 시민단체 '안산온마음센터'는 추모식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노란 손수건'을 나눠줬다. 박인 기자지난 10년 동안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등을 심리 지원해 온 시민단체 '안산온마음센터'는 추모식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노란 손수건'을 나눠줬다. 박인 기자
오전 2시 3분쯤 하늘에서 갑자기 억센 비가 쏟아져 내렸다. 막 주차장에 도착한 유가족 3명이 비를 피하려 모자를 눌러 쓴 채 버스로 달려갔다. 뒤를 이어 도착한 중년 여성 2명은 우산을 가져오지 않아 목에 두른 스카프로 대신 비를 막으며 버스에 차례로 올라섰다.
 
"4시간 동안 목포항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목포항에 도착하면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고, 3시간 정도 배를 탈 예정이니까 지금 미리 잠을 자둡시다"
 
오전 2시 32분쯤, 4·16재단 관계자는 세월호 선상 추모식 참석자들이 전부 버스에 오르자 이날 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십 년째 이어져 온 선상 추모식이 어느새 익숙해져 버리기라도 한 듯, 질문도 없이 곧바로 눈을 감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안산 단원고 학생 희생자 유가족들을 태운 이 버스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참사 해역 선상 추모식'이 열리는 전남 목포로 향한다. 목포항에 도착한 유가족 등은 버스에서 경비함으로 갈아타 세월호 참사 해역까지 이동할 예정이다.
 
'참사 해역 선상 추모식'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참사가 벌어졌던 해역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로 우리 곁을 떠난 단원고 학생 희생자 250명의 이름을 부르고, 묵념과 헌화, 가족 대표 추도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는 전남 목포신항에 멈춰있는 세월호 선체 앞에서 추모 문화제가 진행된다. 오후 3시에는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로 다시 돌아와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린다.
 
기억식에는 100여 명이 넘는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추도사, 기억편지 낭독, 기억영상 상영, 기억공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연달아 열린다.

이날 오전 11시 세월호 희생자 중 일반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이 인천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 옆 광장에서 열린다. 같은 시각 세월호 구조작업 등으로 순직한 공무원들을 기리는 추모식도 대전 현충원에서 시작한다. 또 오후 3시에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식을 진행한다.
 
서울시교육청은 16~26일을 안전주간으로 정하고 각 학교가 추모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안전 주간에 학생회 중심의 세월호 추모식, 추모 리본 달기, 추모 편지 쓰기, '인권·안전·우리가 만들어갈 더 나은 세상'을 주제로 한 토론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하도록 각 학교에 안내했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4시 16분부터 1분간 경기 안산시 단원구청 일대에서 추모 사이렌을 울릴 예정이다.
 
종교계에서는 천주교 춘천교구가 이날 오전 11시 강원 춘천 소양로 본당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원주교구는 오전 10시 강원 원주시 구곡성당에서 추모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사회적 재난·참사 중 하나로 꼽히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했던 충북 지역에서도 세월호 참사 10주기 관련 일정들이 열린다.
 
천주교 청주교구는 이날 오후 7시 30분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주교좌 성당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한다. 세월호충북대책위원회는 오후 6시 30분 청주시 성안길 일원에서 '기억문화제'를 열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과 오송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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