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한 과학분야 노벨상…수상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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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사진=연합뉴스)

 

"이번엔 당연히 제 차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한국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국내 최초로 과학 분야 노벨상을 수상할 가능성에 기대를 모았던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는 수상자 발표 직후 오히려 담담했다.

현 교수는 클래리베이트가 논문 인용도와 분야에 미친 영향력 등을 평가해 매년 발표하는 '우수연구자' 화학분야에 지난달 말 선정되면서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벨상 근접 좋은 지표…연구 자율성 더 보장해야

현 교수가 이번에 비록 수상하진 못했지만 우리나라가 노벨상 수상에 근접했다는 하나의 좋은 지표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 교수는 앞서 노벨과학상 후보로 선정됐던 한국인 과학자들을 언급하며 "그 정도로 노벨상에 근접한 과학자들이 대한민국에 많이 생겼다. 그래서 보람있게 생각한다"면서 "특히나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역사에 비해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이런 걸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록 수준이 많이 올라갔더라도, 더 많은 수상권 후보가 나오게 하려면 한국 과학연구 환경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 교수는 "과학 강국 독일과 일본은 20세기가 되기 전부터 국가에서 연구비를 지원하고 연구소를 설립해 과학연구에 몰두해 왔다"며 "한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제대로 된 기초과학 지원이 시작된 만큼 시작 자체가 비교가 안 되게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늦게나마 이들의 뒤를 좇아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나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비슷한 기초연구소인 IBS를 설립했다"며 "이제 9년 됐는데 본래 철학대로 연구자들이 자율성을 갖고 좋은 연구를 꾸준히 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기적 연구 가능한 안정적 연구환경 조성해야

노벨상 수상 뿐 아니라 국내 과학 분야의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적 연구가 가능한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 간 핵심연구 기간과 노벨상 수상까지 소요기간' 자료에 따르면 평균 69.1세에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노벨상 수상자 77명(물리학상 26명·화학상 27명·생리의학상 2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37.7세에 핵심 연구를 시작해 55.3세에 완성하고 69.1세에 수상했다.

 

조 의원은 "수상을 하기까지 평균 32년이 걸렸다"며 "30여년의 시간동안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연구환경과 연구자 지위 조성이 마련되어 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밝혔다.

◇국제협력 네트워크 다변화도 중요

이와 함께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국제협력 네트워크에서 한국은 협력의 주변부에 머문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노벨과학상 수상의 90% 이상이 공동수상이고 3인의 공동수상이 일반적인 트렌드라는 점, 또 수상자의 연구패턴 분석 결과 80%의 수상 사례에서 수상자 간 직간접적으로 상호 협력관계에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의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의 수상자 배출 국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해외 유수의 연구자들과 다양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제 연구협력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현 교수 역시 "과학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인간성이 좋아야 한다. 혼자 잘 나선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일할 때 세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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