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쓸고 간 농가들 "까치 소리도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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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맞았지만 한산한 거리, 농민들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AI가 발생했던 전북 고창과 인접한 부안의 농가는 오가는 이 없는 쓸쓸한 설 명절을 맞이하고 있다.

불청객 조류 인플루엔자는 반가운 손자손녀의 방문도 막았다.

30일 설 명절을 맞아 객지에서 찾아 온 자녀들로 북적여야할 전북 부안과 고창의 거리는 한적하기만 하다.

이번 설 명절, 오리와 닭을 키우는 농민들은 자녀 대신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근심과 불안감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전국에서 처음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던 고창에서 오리를 키우는 조경래 씨는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조 씨는 "전혀 오고가고가 없고 대부분 그대로 집에 있다"며 "AI가 장기화 되니까 걱정이기도 해서 올 수도 없고 가지도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창과 인접해 조류 인플루엔자가 번져간 부안지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조류 인플루엔자 발병으로 오리를 매몰한 농민 신길원 씨는 "AI 때문에 하도 문제가 되서 예전보다 사람들이 오지 않고 있다"며 "대체로 애기들 있으면 오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에 상처 입는 전북지역 축산 농가들은 반가운 손님을 부른다는 까치 소리마저 불안해지는 정초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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