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회고록'…"韓, 연평도때 대규모 보복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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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1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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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신나간 인물'이라고 평가해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또 재임기간 한반도 현안을 둘러싼 한·미 양국 정부의 내부 논의 과정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국과 중국이 각각 한국과 북한을 상대로 확전되지 않도록 개입했다고 밝혔다.

게이츠 전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시중에 판매된 회고록 '임무'(Duty)에서 지난 2007년 11월 서울에서 당시 재임 중이던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나는 그가 반미적(anti-American)이고 아마도 약간 정신나갔다(crazy)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아시아의 최대 안보위협은 미국과 일본'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하면서 후임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게이츠 전 장관이 이미 3년 전에 현직을 떠나긴 했지만 동맹국의 전직 정상을 공개적으로 원색 비난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는 이 회고록에서 자신의 상관이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쟁 지도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게이츠 전 장관은 그러나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010년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리라 대화)에서 만난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정말 그가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정신력이 강하고, 현실적이고, 아주 친미적이었다"면서 "당시 싱가포르에서 한 개별면담 가운에 가장 중요한 만남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샹그리라 대화 직전에 발생했던 천안함 사태를 언급한 뒤 이 전 대통령은 북한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런 행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6자회담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단호하게 밝혔으며 자신도 "6자회담 재개는 보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게이츠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기간이던 지난 2006년 12월부터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 6월까지 '국방수장'으로 재임하면서 겪은 한반도 관련 일화를 회고록 곳곳에서 소개했다.

우선 그는 지난 2009년 10월 쉬차이허우(徐才厚) 중국 중국군사위 부주석을 만나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과 정권 붕괴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런 (북한 붕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 처리 등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는 게 상호이익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부주석의 대답은 '북한에 대한 당신의 견해에 대해 감사한다'는 게 전부였다"고 전했다.

또 취임 초기 주한미군사령관 교체와 관련, "이 자리는 60년 가까이 육군장성의 몫이었는데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공군장성을 지명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조지 케이시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한국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8년초 월터 샤프 육군 중장이 사령관으로 지명됐다.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자신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보다 훨씬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나는 시도해 보는 것은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었지만 (딕 체니) 부통령은 어떤 협상에도 반대했었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발생한 미국인 여기자 북한 억류 사건도 소개하면서 "지각있는 사람이라면 북한의 국경에는 얼씬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이들을 두둔할 생각이 없지만 빼내 와야만 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자신은 전직 대통령의 방북을 반대했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도 여기자 2명의 석방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으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조건을 걸어선 안된다. 그들(북한)은 주권국가"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게이츠 전 장관은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과 관련, "(한국측에서) 보복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원래 (한국의) 보복 계획은 군용기와 포화가 동원되는 등 과도하게 공격적(disproportionately aggressive)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한반도 긴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고조되는 것을 우려해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등과 함께 한국의 상대측과 며칠간 통화하면서 논의했다면서 "중국도 북한 지도부를 상대로 상황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오바마 대통령처럼 취임 당시에 많은 도전과제를 떠안았던 대통령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 하나가 '핵무장한 북한'(nuclear-armed North Korea)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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