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송은석 기자/자료사진)
이재현 CJ회장의 법정 출석을 대비해 CJ그룹 직원들이 멀쩡한 법원 엘리베이터를 두고 '점검 중'이라며 일반인의 이용을 막아 빈축을 사고 있다.
14일 오후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장 등에 대한 결심공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이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공판이 시작된 오전 10시보다 늦은 시간인 오후 4시쯤 법원에 출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문제는 이 회장이 법정으로 올라가기 조금 전, CJ그룹 직원들이 2층 로비 출입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상황에서 벌어졌다.
법정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자 한 남성이 "잠시만요, 죄송하지만 점검 중인데 계단 좀 이용해주세요"라며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점검 중'이라던 엘리베이터는 당시 두 대 모두 멀쩡히 운행되고 있었다.
계단으로 올라가 달라고 부탁했던 남성에게 "법원 직원이냐"고 묻자, 그는 계속 "점검 중이니 계단으로 올라가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거듭되는 질문에 결국 "법원 직원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회장님의 편안한 이동'을 위해 마치 법원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공공시설인 엘리베이터를 막아선 것이다.
이에 대해 항의하자 CJ측은 "(평소에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했다가 올라가는데) 이날은 중간에 들어가다보니, 법원의 연락을 기다리며 30~40분을 밖에서 기다렸다. 연락을 받고 올라가려고 하던 찰나 직원의 대응미숙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사과했다.
이 회장은 유전병의 일종인 '사르코-마리-투스(CMT)' 병을 앓고 있다. 손과 발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정상적인 보행이 힘들어지는 질병이다.
최근에는 신장이식 수술까지 받는 등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 재판부는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이 회장의 건강이 허락하는 시간 동안만 법정에 출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