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보다 더 추워' 북미 한파에 2억명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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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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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명 사망 추정…교통편 결항·정전 등 피해 잇따라

 

새해 벽두부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강타한 북극 한파로 최대 2억명 가량이 추위에 떤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사망자가 속출하고 교통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국립기상청(NWS)은 이날 미국 중서부와 남동부 지역 최저기온이 평균 섭씨 영하 14도에서 영하 19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 전역과 캐나다 전체가 이날 영하권에 들었다.

이가운데 가장 추운 곳은 미네소타로 영하 37도를 기록했다.

디트로이트와 시카고도 영하 20∼영하 21도의 '냉동고 추위'에 시달렸고 피츠버그는 영하 17도, 뉴욕은 영하 16도 등이었다.

바람으로 열을 빼앗길 때 사람 몸이 느끼는 풍속냉각(wind chill) 온도는 더 낮아 영하 52도를 기록한 몬태나를 비롯해 일리노이와 인디애나, 아이오와, 메릴랜드, 미시간, 노스다코타, 네브래스카 등에서 영하 40도∼영하 50도까지 떨어졌다.

이런 추위는 남극 혹은 북극은 물론이고 지구 밖 궤도를 도는 화성 일부지역과 맞먹거나 더 심한 수준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보내오는 화성 지표 기온이 영하 25도에서 영하 31도 가량이다. 또 미국이 남극에서 운영하는 아문센-스콧 기지의 7일 측정기온은 영하 23도, 풍속냉각 온도는 영하 31도였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한파의 원인이 된 극지 회오리바람 '폴라 보텍스'(polar vortex)의 영향권에 든 인구가 미국에서만 1억8천700만명에 이르며 최대 2억명이 추위에 떨었다고 추산했다.

추위로 인한 사망자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6일 아침 90대 할머니가 자신의 차 옆에서 눈더미 위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고 시카고에서는 40∼60대 남성 4명이 쌓인 눈더미를 치우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시카고트리뷴 등 지역신문들이 보도했다.

또 미네소타주에서는 미시시피강 인근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충돌해 4명이 숨지는 등 눈길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자만 10명 가까이 된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교통 마비 사태도 계속됐다.

6일 오후에는 시카고와 디트로이트를 잇는 암트랙(Amtrak) 열차가 바람에 날려온 눈 더미에 막혀 일리노이주 뷰로우 카운티 인근에서 고립되는 바람에 승객 500명이 열차 안에서 밤을 지새웠다. 이들은 다음날 버스편으로 시카고로 이동했다고 암트랙은 설명했다.

하늘길도 여전히 상당부분 막혀 있다.

토론토 공항은 한파로 장비 일부가 얼어붙는 바람에 안전상의 문제를 우려해 전체 지상 업무를 일시 중단한다고 7일 밝혔다. 또 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들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력도 보강했다.

AFP통신은 미국 전역에서 이날 하루 결항한 항공편이 2천500대에 이르며 지연된 항공편은 3천400대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눈보라가 몰아친 지난 2일 이후 미국 내에서 취소된 항공편은 1만8천대에 달한다.

난방용 가스와 석유 수요가 치솟고 있지만 공급 차질도 잇따랐다.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주 등의 가스 회사들은 추위로 가스관 등 관련 설비가 얼어붙는 등의 이유로 공급을 중단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주에서는 3만명이 정전을 겪었으며 이때문에 이 지역에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한 유전도 가동이 중단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멤피스와 테네시 등에서는 혹한과 정전에 따라 정유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시카고의 링컨파크 동물원에서는 북극곰 '아나나'가 한파를 피해 실내 우리로 옮겨졌다고 AP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추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미국에서만 5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2억명이 난방비 급증으로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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