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1년 돌보는데 2천만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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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기준으로 치매 환자 56만명, 65세 이상 세 분 중 한 분은 경도인지장애
- 치매 이상행동은 적극적으로 치료 받으면 크게 나아질 수 있어.. 포기하지 말아야
- 최대한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돌보는 것이 환자와 국가사회에 모두 좋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7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 정관용> 유명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이특 씨. 최근에 부친상, 조부모상 한꺼번에 당했죠. 경찰은 치매를 앓던 노부모를 혼자 힘으로 돌보기 벅찼던 이특 씨의 부친이 요양원으로 노부모를 모시기 하루 전에 부모의 목숨을 끊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렇게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참 안타까운데요. 어떤 국민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치매 문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문가의 인터뷰 준비해 봤습니다. 국립중앙치매센터의 김기웅 센터장을 전화로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 김기웅>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리나라 지금 치매환자, 얼마나 됩니까?

◆ 김기웅> 2013년을 기준으로 약 56만 명 정도에 이르고 계십니다. 그리고 치매뿐만이 아니고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장애로 불편을 느끼시는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어르신들까지 합치면 전체 65세 이상 어르신들 세분 중에 한 명이 기억장애로 고민을 하고 계십니다.

◇ 정관용> 그렇게나 많습니까?

◆ 김기웅> 네.

◇ 정관용> 말씀하신 경도인지장애는 아주 큰 불편함까지는 아닌가 보죠?

◆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같은 나이의 다른 분들보다 기억이 확실히 좀 더 나쁘기는 하지만 아직 혼자서 생활하거나 하시는 데는 불편이 없는 상태를 이르는 단계이고요.

◇ 정관용> 가족을 못 알아보거나 이런 상황은 아닌 거죠?

◆ 김기웅> 네,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건강한 분들에 비해서는 치매로 진행할 확률이 10배 정도 높으신 단계이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체크를 하셔야 되는 이런 상태를 말합니다.

◇ 정관용> 이 치매환자의 가족 분들도 많이 우리 교수님도 보셨을 텐데. 참 힘들죠? 가족들이?

◆ 김기웅> 네, 굉장히 여러 사는 형태에 따라서 고통이 더 크신 가족들도 많이 있으십니다. 특히 요즘은 노부부만 사시는 부부가정이 많아서 배우자가 치매가 있을 때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든 나이 많이 드신 배우자가 돌보면 많이 힘드시고요. 또 특히 초고령 사회가 되다 보니까 초고령의 부모님을 또 이미 노인이 된 자녀분이 돌봐야 되는.

◇ 정관용> 바로 이번에 이특 씨의 아버님 같은 경우가 그 경우잖아요.

◆ 김기웅> 네, 바로 그렇습니다.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아지고 특히 이제 세대간에 의사소통이나 이런 기회가 점점 줄어들다 보니까 특히 더 외로워지고 견디기가 심리적으로 더 힘들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사실은 이렇게 고통스럽게 계속 살아야 되나 이 치매라는 병이 완치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그러다 보니까 그런 고민을 하시는 분도 많은데. 또 자녀분들한테 살아 있는 자녀분들을 생각해서 또 꿋꿋이 힘을 내서 견디시는 가족들도 많이 계시고요.

◇ 정관용> 다른 질병과 달리 이렇게 그냥 누워만 계시거나 이런 게 아니라 제대로 보살펴드리지 못하면 집을 나가셨다가 집을 못 찾아오시기도 하고 이렇지 않습니까?

◆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사실 치매 초기에는 기억감퇴라든지 말이 얼른 생각 안 난다든지 이런 인지증상이 주류이지만 치매가 진행되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공격적인 행동까지 하실 수가 있기 때문에 돌보는 분들이 굉장히 당황스럽고 괴롭습니다. 그렇지만 다행한 것은요. 오히려 기억감퇴나 다른 언어능력의 감퇴보다 이런 자꾸 돌아다니신다든지 안 주무신다든지 공격적인 행동과 같은 이상행동은 약물치료에 굉장히 반응합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김기웅> 치료를 하면 거의 증상이 없어지거나 돌보기에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수준으로 경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이런 증상이 나온다고 참거나 치료를 포기하시면 안 되고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치료하시면 크게 도움을 받으실 수가 있겠습니다.

◇ 정관용> 그 약물치료도 지속적으로 해야 되지 않습니까?

◆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럼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나요?

◆ 김기웅> 그렇지 않습니다. 다 우리나라는 의료보험도 되고요. 또 특히 이런 행동문제는 치매를 앓는 전 기간 동안 계속 치료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문제증상이 나오는 특정한 시기들이 있기 때문에. 그 시기에 한해서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하시면 또 그 시기를 넘기면 약물치료를 중단해도 괴로운 증상들이 다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그 시기에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서 고통을 줄이시면 되겠습니다.

◇ 정관용> 그럼 치매환자의 가족 분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다른 질병에 비해서는 좀 나은 편입니까? 어떻습니까?

◆ 김기웅> 아닙니다. 훨씬 힘드시죠. 어떤 다른 병보다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질환이고요.

◇ 정관용> 주로 어디에 비용이 들어가죠?

◆ 김기웅> 우선은 이제 환자를 돌보는 치료비, 약재비도 적지가 않고요. 두 번째는 환자분들이 독립적으로 병원을 가거나 생활을 하실 수가 없기 때문에 환자분들을 돌보는 이런 간접비용들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그래서 환자 한 분을 1년 돌보는데 평균 한 2000만원 정도가 우리나라는 소요가 되고요. 또 이분들을 돌보는데 경한 단계에서는 한 2, 3시간이 하루에 소요가 되지만 중증으로 진행하게 되면 하루에 9시간 정도를 돌보셔야 되기 때문에 거의 모든 깨 있는 시간을 환자분들에 매달려야 되는 거죠.

◇ 정관용> 치매환자들을 수용하는 시설은 어느 정도나 있고 또 시설 이용하는 비율은 얼마나 됩니까?

◆ 김기웅> 2008년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치매환자 분 중에 한 10% 정도가 시설을 이용하고 계시는 걸로 이렇게 조사가 됐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요양시설이나 치매환자 분들을 모시는 전문병원들은 수적으로는 지금 많이 늘어나 있는 상태이지만 조금 더 치매환자 분들한테 최적화된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나 인력을 좀 더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 정관용> 10%만 시설에 계시면 나머지는 다 가정에서?

◆ 김기웅> 네. 적어도 지금은 대부분 가정에 계시고 한 40% 정도가 배우자가 돌보고 계시고요. 한 45% 정도가 자녀분들이 돌보시고 또 특히 요즘은 독거노인이나 이런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웃이나 먼 친척들이 돌보는 경우도 계십니다.

◇ 정관용> 시설에서 돌봄을 받는 게 낫습니까? 집에서 가족들에 의해서 돌봄을 받는 게 더 낫습니까?

◆ 김기웅> 우선은 단계나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습니다마는 선진국들의 예를 보면 시설보다는 최대한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돌보는 것이 환자분한테도 좋고요. 또 국가, 사회적으로도 비용이라든지 돌보는 질 자체를 높이는데 훨씬 유리하다고 이렇게 확인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시설 위주의 환자 돌봄에서 지금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돌봄 시스템으로 전반적인 체계를 전환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 정관용> 그 가정에서 가족들이 돌보게 되면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게 있습니까? 지금 우리나라에?

◆ 김기웅>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장기요양보험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치매 어르신들은 장기요양보험에 등급을 받으시게 되면 집에서 그 집 근처에 있는 주간보호센터, 마치 유치원 같은 곳인데요. 치매가 있으신 어르신들만을 모아서 기억훈련도 해드리고 사회관계도 형성해 드리는 이런 센터를 하루에 8시간씩 다니실 수가 있고요. 또 댁에 계실 때는 일주일에 4번 4시간 정도는 요양보호사를 집으로 파견을 받아서 치매환자를 돌보는 부담을 나누실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보호센터나 요양보호사 이용비용 같은 거는 전혀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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