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음식점이 원조 맛집?' 배달 정보지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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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달리해 족발과 아구찜, 감자탕 한 곳에서 조리·배달

광고된 아구찜 전문점은 족발과 감자탕을 별도로 광고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부산 수영구청 제공)

 

가정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을 때 흔히들 사용하는 배달음식 정보지에 나와있는 일부 음식점들이 허위·과장광고를 하는 것은 물론 조리 위생상태마저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수영구와 연제구 지역에 배포된 한 배달음식 정보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등장하는 먹음직스런 음식사진과 멋들어진 광고문구들이 보는 이의 입맛을 돋운다.

'어머니의 손맛으로 담겨 있다'는 감자탕과 '무공해 콩나물로 버무려진' 아구찜, '윤기가 흐르는 원조' 족발전문점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각기 다른 장소에서 전문적으로 요리되는 것처럼 광고된 이들 세가지 음식은 한 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명의 업주가 각각의 전화번호와 다른 광고를 등록해놓고 마치 전문음식점에서 조리를 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인 것이다.

냉동재료를 납품받아 한 곳에서 그대로 조리를 하다보니 위생상태나 음식의 맛이 좋을리 없다.

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원조라는 문구를 떡하니 광고해 놓은 한 족발전문 배달업체는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은 무허가 업소였다.

야식전문 배달 업체로 전국적으로 소문이 난 한 프랜차이즈 배달음식점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보관하고 있었고, 돈까스 전문 배달집은 조리기구의 위생상태가 엉망이었다.

유명 야식배달 음식점이 유통기한이 지난 떡을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사진=부산 수영구청 제공)

 

부산 수영구가 최근 관내에 배포되고 있는 5개 배달음식 정보지 내에 광고된 40여개 음식점을 점검한 결과 무려 8곳이 허위·과장광고나 음식물 보관기준 위반 등으로 적발됐다.

수영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관내에 배포되고 있는 배달 정보지 내의 음식점들에 대한 점검을 한 결과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상황에서 음식이 만들어지고 있었다"며 "적발된 업소들에 대해서는 영업정지와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배달만을 전문으로 하는 영세 음식점들의 부적절한 상술과 함께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배달정보지들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광고를 내보낸다는 점에 있다.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배달정보지 관계자는 "광고를 하는 업소나 책자를 만드는 우리들이나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며 "광고에 나와 있는 음식들은 해당 음식점에서 만든 음식이 아니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사진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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