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대자보 학생 "박 대통령, 대학생의 힘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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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경남대에 실명으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쓴 오민주 학생(정치외교학과 2012학번)은 대자보를 쓰기 전 두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약을 지키고, 대학생들의 힘이 크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18일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제작 손성경 PD)과의 대담 전문.

■ 방송 : FM 106.9MH (17:05~17:30)
■ 진행 : 김효영 경남CBS 보도팀장 (이하 김)
■ 대담 :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오민주 학생(이하 오)


김> 경남지역 대학가에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대자보를 직접 쓴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오민주 학생 만나봅니다. 안녕하세요?

오> 네 안녕하세요?

김> '안녕하세요'란 인사가 요즘은 특별하게 들리겠어요?

오> 네 (웃음)

김> 지금 정치외교학과 12학번이죠?

오> 네

김> 대자보를 쓰게 된 계기는요?

오> 제가 평소에 정치에 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려대에서 어떤 학생이 대자보를 붙였다고 해서 저희도 이대로 가만히 있을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목소리를 내자는 생각에 쓰게 됐습니다.

김> 친구들끼리 의논을 한거에요? 혼자 결정한거에요?

오> 제가 우리 학교도 한번 해보는게 어떻겠나 해서 같이 하게 됐는데, 쓴거는 따로 썼어요

김> 대자보 내용 한번 들어볼께요. 직접 읽어 주세요.

오> 안녕들하십니까? 저는 그동안 안녕한 척 했습니다. 정치에 관한 말한마디 꺼내기가 무서웠습니다. 철도 민영화 반대를 지지하고,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고, 그리고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왜 종북이고 빨갱이가 되어야합니까?

종북,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받는것이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지금은 두렵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움츠러들고 나에게 피해될 것 없는 남의 일이라고 외면하는 척하고 차라리 모르는게 마음편하다 라는자기합리화를 하며 안녕한 척 했습니다. 수없이 올라오는 민영화 반대, 송전탑 건설 반대 글들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제가 참여한 촛불집회 사진에 빨갱이들 선동이다라는 댓글을보고도 반박하는 글하나 달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경남대 학우여러분! 추운 겨울이고 취업준비하랴 시험공부하랴 침묵을 지키느라 답답하지는 않으셨는지요? 저는 이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는목소리와 함께 하려고 합니다. 경남대 학우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이렇게 썼어요.

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오> 현재 대한민국은 레드 컴플렉스라는게 너무 강해서 정부에 반하는 내용이나 발언을 하면 종북이나 빨갱이로 몰아가는것 때문에 저같이 그냥 뒤에서 숨어있고 모르는척하고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 그러지 말자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할 말은 하고 살아야하지 않겠냐 그런 내용을 전하고 싶었어요.

김> 대자보가 붙고 난 후에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오> 저는 별다른 걱정을 안했었는데 친구들이 전화와서 '너 이러다 잡혀가는거 아니냐, 너 위험하다, 나중에 진짜 잡혀가면 그땐 어떻게 할꺼냐? 너무 위험한 행동하지 말아라' 이렇게 얘기해서 저도 잠깐 진지하게 생각을 해봤어요.

김> 대자보를 실명으로 썼는데, 실제로 나중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없었습니까?

오> 아 그런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그런 것을 다 감수하고 한 일이기 때문에, 익명으로 쓸까 말까도 고민했는데, 어차피 한번 하는거 이름도 밝히고 떳떳하게 하는게 맞는 것 같아서 그랬어요.

김> 혹시 국정원이나 경찰에서 연락 온 건 없고요?

오> 네 아직 연락 안왔네요.

김> 오민주 학생이 쓴 대자보 말고도 대자보가 더 붙어있죠?

오> 저희과에서도 적어도 네 명정도 더 썼구요. 심리학과나 신문방송학과에서도 다른 학우들이 써줬어요

김> 일부 대자보는 훼손됐고요?

오> 지금 제 대자보도 훼손이 되어서 없는 상태인데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이트 학생들이 찢어가지고 인증샷을 올렸어요.

김> 오민주 학생이 보기에는 왜 갑자기 대자보 열풍이 불었다고 생각하세요?

오>대학생들이 지금 상황을 심각한 상황이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저처럼 계속 침묵을 하고 조금 더 지켜보자, 기다려보자 했는데, 그게 한번 터지니까 쌓이고 쌓여서 터지고,
다른 사람들한테 희망이 되고 힘이 되서 많은 응원도 받고 전국적으로 터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 그동안 '요즘 대학생들은 사회참여에 소극적이다. 정치에 대해서 무관심하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동의하세요?

오> 물론 제 주변에도 투표안하고 '정치에 관심이 없어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일이야'라고 하는 학생이 있어요. 그런데 저도 이번에 대자보를 붙이고 깜짝 놀랬던게 다른 학생들도 다 대자보를 붙이고, 어떤 다른 학생은 포스트잇에 작게 적어서 '제가 용기가 없어서 이렇게나마 응원을 합니다' 라고 제 대자보위에 붙이고, '진짜 감사합니다. 대단하세요. 힘내세요!' 이렇게 말씀을 해주는분들이 많아서 정치에 관심없는 친구들도 많지만, 저 처럼 관심도 있고, 주위에서 응원도 하고 결국은 앞에서 얘기할 수 있는 대학생들도 많을거라고 생각해요

김> 대학생들이 이렇게 제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에 일어난 일련의 문제들 때문이라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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