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에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경찰 10분 만에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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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2-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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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외부인 침입한 일, 시험기간에 학생들 영향줄까봐 신고"

지난 16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정경대학 게시판과 담벼락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응답하는 대자보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전국 대학가는 물론 외국까지 확산되는 등 대자보 게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서울의 한 여고 교장이 학교 게시판에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보자마자 경찰에 곧바로 신고하고, 이에 경찰이 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잉 대응'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서울 H여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5분쯤 출근한 윤모 교장이 학교 내 게시판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은 것을 보고 5분 뒤 노원경찰서로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윤 교장과 교사들은 이 학교에 재학중인 고3 학생 한 명과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외부인 3명이 2종의 대자보를 붙인 사실을 확인했다.

대자보에는 "KTX 민영화는 잘못된 것, 박근혜 대통령이 철도 민영화할 것이다"는 등 철도노조 파업 지지와 현 정부의 거짓말에 대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 대자보에는 공부가 너무 힘들다는 내용도 들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교장은 한 교원으로부터 "대학생들이 새벽 6시 30분쯤 게시판에 붙이는 것을 봤다"는 보고를 받고 확인하러 갔지만, 학생들은 이미 자리를 떠났고 경비원이 대자보를 뜯어낸 뒤였다.

윤 교장은 쓰레기통에서 대자보를 꺼낸 뒤 오전 7시쯤 노원경찰서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전 7시 10분쯤 학교에 출동해 해당 벽보를 수거해갔다.

윤 교장은 "재학생이 아닌 외부인이 학교에 침입해 게시판에 붙였기 때문에 경찰에 알린 것"이라면서 "더구나 기말고사 기간이어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어수선해질 우려가 있어 신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교장은 또 "이 벽보는 생활지도부의 검열 도장을 받지 않고 게시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문제가 있었고, 다른 학교에서도 시험기간 중에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경고하는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학생이 아닌 외부인이 몰래 들어온 것이라면 건조물 침입 등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사건을 검토해 경찰이 개입해야 한다고 판단이 서면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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