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진흙탕 싸움, 계속 보기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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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하근찬의 아침뉴스] 박 대통령 첫 시정연설 "정치권이 알아서 해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19일="" 화요일="" 아침뉴스="" 하근찬입니다="">

만날 싸움만 하는 정치권에 뭔가 묘수가 제시될 줄 알았는데 그냥 '너희끼리 알아서 잘 해결하라'는 훈수밖에 없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네 탓' 공방으로 갈등과 대립만 키우는 정치권에 던진 메시지는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합의점을 찾으면 받아들이겠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여야가 상대방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면서 한발씩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면 1년이 다 되도록 이렇게 지루한 공방만 계속하고 있겠습니까?

경제와 민생 문제에 갈급한 국민들이 언제까지 정치권의 이러한 진흙탕 싸움을 바라보기만 하라는 건지 답답한 노릇입니다.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중부 지방의 수은주가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서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충남 서해안과 울릉도 지방에서는 1~3센티미터의 눈이 내리겠습니다.

▶ 헬기 아파트 충돌 사고와 관련해 LG전자가 탑승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경찰이 LG전자와 조종사 간 통화 내역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이후 여야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특별검사제 도입을 놓고 힘겨루기에 들어갔습니다.

▶ 한화증권과 SK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삼성전자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애플의 신청을 수용했습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LG전자 민간 헬기가 서울 삼성동 고층 아파트와 부딪친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고위 인사를 태우기 위해 무리한 비행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는데요.

LG전자 측은 탑승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며 의혹을 스스로 키우고 있습니다.

박지환 기자와 이 부분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사고 개요부터 간단하게 짚어주시죠.

= LG전자의 8인승 헬기가 서울 삼성동에 있는 현대아이파크 102동 건물에 부딪힌 건 지난주 토요일 오전 8시 54분쯤이었습니다.

사고 당시는 시정 거리가 1km도 안 될 정도로 안개가 짙게 낀 상황이었는데요.

헬기가 건물과 충돌하면서 박인규 기장과 고종진 부기장이 아까운 나이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의 합동 영결식은 오늘 오전 열릴 예정입니다.

▶ 오늘로 사고 발생 나흘째인데요, 사고 원인 만큼 중요한 게 '왜 안개가 끼었는데도 무리하게 비행에 나섰느냐'는 거죠?

= LG전자 측 해명은 이렇습니다.

당일 오전 9시에 사고가 난 1호 헬기가 잠실에서 안승권 사장과 임직원 등 4명을 태우고 전주 공장으로 향할 예정이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북 익산에서 LG전자 후원으로 열리는 전국여자야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등 고위 임원들이 해당 헬기로 이동하려는 것 아니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야구 행사에 참석하려던 것은 맞지만, 오후에 승용차로 이동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구본준 부회장이라는 최고위 임원 때문에 안개 낀 날씨에 무리하게 헬기를 띄운 건 결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 곧이곧대로 믿어도 되나요?

= 믿을 수 없지요.

오전 9시에 전주 공장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던 안승권 사장과 같은 날 10시 30분 2호 헬기를 타기로 했던 남상건 LG그룹 부사장 모두 야구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윗선인 구본준 부회장이 승용차로 이동할 예정이었다는 건 대기업 정서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설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본준 부회장이 헬기로 야구장을 가려 했고 '최고위 인사인 만큼 안개 낀 날씨에 무리하게 헬기 운항이 강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겁니다.

▶ 탑승자 명단 같은 것은 없나요?

= 물론 있습니다.

사고 헬기 탑승 예정자들이 김포공항에서 조종사들과 함께 이륙했다면 탑승자 명단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고 헬기는 김포공항에서 조종사 2명만 출발했고 잠실에서 누군가를 태우기로 돼 있었기 때문에 탑승 명부에는 '조종사 박인규 기장 외 몇 명' 정도로 기재됐다고 합니다.

또, 헬기가 한강 수계에 접어들면 관제 주체가 수도방위사령부로 바뀌는데요.

이때도 '조종사 외 6~7명 탑승 예정' 정도로 보고하고 운항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입니다.

▶ LG전자 항공운항팀에는 명단이 있지 않을까요?

= 제가 그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진실을 밝힐 수 있다 판단해서 LG전자 측에 명단 공개를 수차례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한마디로 '공개 불가'였습니다.

▶ 왜지요?

= LG전자 소속 기장들이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에 탑승하려던 임원들 모두 비통해하고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LG전자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어 보시죠.

"임직원 3명입니다. 많이 비통해하고 있어요. 이분들 좀,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그분들의 개인적인 거를…"

▶ 좀 석연치가 않네요.

= 소속 기장들이 순직한 것에 회사가 조의를 표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고위 임원이 주말 안개 낀 최악의 상황에서 무리하게 헬기를 이용하려 한 게 사실이라면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은 인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자사 임원 보호 등을 이유로 탑승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무책임한 대응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는 사고 직후에도 4시간이나 지나 간략한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이후 고 박인규 기장 아들이 "아버지가 오전 7시쯤 '안개가 끼어 잠실 경유를 못 하겠다'고 회사에 말하는 걸 들었다"고 언론인터뷰에서 밝히자 부랴부랴 "8시에 비행이 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는 해명자료를 내는 등 사건을 축소하는 데 급급한 모습만 보이고 있습니다.

<추락하는 포스코…="" '내부="" 낙하산'식="" 회장="" 선출="" 구조가="" 문제="">

자료사진

 

▶ 'B급 철강사, 포스코', 포스코의 침체 국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말인데요, 그만큼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뜻이겠죠.

포스코 내부 인사가 권력자의 추천을 받아 회장으로 선출되는 이른바 '내부 낙하산'식 선출 구조가 포스코 침체에 주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김학일 기자의 보돕니다.

= 지난해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트리플 B 플러스'로 강등됐습니다.

물론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정준양 회장의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꺼풀 더 들어가면 실적 악화를 야기한 원인이 정치적인 요인이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최근 정 회장의 사의 표명에서 확인된 것처럼 포스코는 5년 단위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도 함께 교체되는 'CEO 리스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포스코가 단순 낙하산이 아니라 포스코 내부 인사를 정치권에서 낙점하는 이른바 '내부 낙하산' 구조라는 것입니다.

'포스코 출신만이 포스코를 경영할 수 있다'는 내부 순혈주의가 정치 권력과 결탁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선출 과정에서 정치권 신세를 지면 임기 내내 경영 활동은 제약을 받게 됩니다.

10조 원을 들인 정 회장의 무리한 인수ㆍ합병과 해외 투자가 사실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에 호흡하는 것이었다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물론 결과는 수익 창출 실패로 나타났습니다.

최고 경영자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 정책의 연속성이 흔들려 제대로 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정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포스코를 철강업에서 에너지 소재 중심 기업으로 재편한다는 미래 비전의 실행도 불투명해졌습니다.

내부 낙하산식 선출 구조로 5년마다 수장이 바뀌는 악순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포스코의 미래가 없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국, '애플="" 편들기'="" 점입가경="">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미국 정부에 이어 법원까지 애플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냈습니다.

삼성전자에 유리했던 하급법원 결정에 상급법원이 딴죽을 걸고 나섰습니다.

워싱턴에서 이기범 특파원의 보돕니다.

= 미국의 애플 편들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백악관이 애플에만 유리한 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이번엔 법원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 연방항소법원은 "삼성전자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애플의 신청을 기각한 하급법원에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연방항소법원은 "하급법원이 애플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상급법원이 사실상 애플의 신청을 받아들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삼성전자 제품 일부가 미국 내에서 영구 판매 금지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애플은 삼성전자 제품이 꼬집어서 화면을 키우는 기능 등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26개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 신청을 법원에 냈습니다.

하지만 하급법원은 지난해 12월 애플의 신청을 기각한 바 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가운데 손해배상액을 결정하는 심리도 내일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첫 국회 시정연설을 했는데 신문들 평가는 어떻습니까?

= 오늘 아침 박근혜 대통령이 제일 흡족해할 신문은 중앙일보일 것 같습니다.

3면 시정연설 기사 제목을 <대통령 '국회="" 존중'="" 메시지…="" 민주당="" "정답="" 없다"="">라고 달았습니다.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하면 존중하겠다"는 박 대통령 발언을 '국회 존중 메시지'라고 한 중앙일보가 왜 흡족할지는 다른 신문과 비교하면 알 수 있습니다.

▶ 다른 신문은 대부분 '떠넘겨'군요.

= 한겨레 1면 톱은 <대선 개입="" 의혹="" 등="" 현안="" 또="" 외면…="" 국회로="" 갈등="" 떠넘겨="">이고, 서울신문 또한 1면 톱 제목을 <정국 현안,="" 국회로="" 공="" 넘긴="" 박="" 대통령="">으로 달았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1면 톱은 각각 <대선 개입="" 특검="" 결국="" 거부했다="">, <박 대통령="" 특검="" 해법="" 국회로="" 넘겨="">입니다.

동아일보 1면 톱 제목도 '공 넘겨받은 여야'로 시작하는데 역시 박 대통령이 공을 여야에 떠넘겼다는 뜻이죠.

▶ 일본이 박근혜 대통령의 '한ㆍ중ㆍ일 3국 역사교과서 공동 발간' 제안을 환영했다고요?

= 동아일보 1면을 비롯해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에 실린 기산데요

일본의 교과서 주무 장관인 시모무라 문부상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 제안을 "대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시모무라 문부상은 이 기자회견에서 '군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일본 정부 공식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일본이 그럼에도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을 '대환영'하는 것은 한국에서 친일 논란에 휩싸인 뉴라이트 역사교과서가 여권과 소위 '보수' 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데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인가요?

그나저나 국내에서 역사교과서 갈등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를 제안한 박 대통령도 참 대단합니다.

▶ 강남구청은 부자 구민을 위한 구청인가요?

= 국민일보 사회면 톱 <달라도 너무="" 다른…="">이라는 기삽니다.

지난 16일 서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헬기 충돌 사고 때와 2년 전 역시 강남구 포이동 판자촌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강남구청 측 대응을 비교한 건데요.

이번 헬기 사고가 나자 구청 관계자들이 1시간 만에 부랴부랴 모여서 피해 8가구 주민들을 임시로 모실 특급호텔을 알아보느라 부산을 떨었답니다.

결국 아이파크 피해 주민들은 인근 특급호텔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죠.

그런데 전체 96가구 가운데 75가구가 전소했을 정도로 피해가 훨씬 심각했던 포이동 판자촌 화재 때 구청 공무원 대응은 아주 달랐답니다.

주민들은 임시 숙소가 없어 컨테이너에서 두 달 가까이 지냈고, 게다가 컨테이너 시설에 물이 끊겨 양재천에서 물을 길어다 썼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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