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1만km면 일반도로 18만km 달린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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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넘으면 세계시장이 보인다'

뉘르부르크 주행시험장. (자료사진)

 


'녹색지옥(green hell)'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은 독일 중서부 라인팔트 주 뉘르부르크 지역에 있는 장거리 서킷으로 한마디로는 '링(ring)'이라고도 부른다.

독일의 대표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인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서북쪽으로 약 174km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인 뉘르부르크(Nürburg)에 있다.

F1으로 불리는 포뮬러 독일 그랑프리와 유럽 그랑프리가 이곳에서 열리고 수퍼퍼이크 월드 챔피언십 등 굵직굵직한 국제 모터 스포츠 대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 서킷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서킷 북쪽 지역에 있는 노르트슐라이페(nordschleife)이다.

길이가 20.8km인데 73개나 되는 코너와 급격한 내리막길, 오르막길, S자 코스, 고속직선로로 구성돼 있다.

73개 코너라고 하지만 실은 작은 코너까지 합하면 200여개나 되는 코너길이 있고 오르막 경사는 17%, 내리막 경사는 11%로 가장 높은 곳의 해발고도가 617m이고 가장 낮은 곳은 320m로 고저차가 300m 가까이나 된다.

모든 실제 도로의 특성을 집약해 뒀고 특히 급격한 코너가 많아서 유럽은 물론 세계에서도 가장 가혹한 테스트 트랙의 하나로 꼽힌다.

이곳이 ‘녹색지옥’으로 불리는 이유는 뉘르부르크라는 도시 자체가 구릉성 산악지역의 삼림지대에 위치해 있어서 녹색으로 대표되기 때문이다.

또 ‘지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가혹한 주행조건을 갖추고 있어 드라이버 들에게는 ‘지옥’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뉘르부르크 현대차 시험장 건물 외관. (자료사진)

 

현대차가 이곳에 지난 9월 12일 주행시험장을 독자적으로 갖춘 이유는 바로 이런 ‘가혹한 조건’을 통과한 차를 개발하고 양산하기 위한 테스트를 위해서다.

실제로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장 큰 자동차 클럽인 ADAC가 회원 4,4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독일 사람들이 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이 ‘품질과 신뢰성’이라고 하는데 이곳 뉘르부르크링의 주행시험을 통과했다고 하면 일단 품질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 재규어 등 세계의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곳에 주행시험장을 운영하면서 개발하는 차량을 테스트하고 있는 곳도 같은 이유다.

현대차는 그동안 이곳에 사무실을 임대해 유럽 전략차종들을 테스트해 왔지만 2012년 6월부터 660만 유로, 우리돈 83억원을 들여 독자적인 주행시험장을 만들었다.

차량점검과 리워크가 가능한 작업공간과 사무공간을 합해 4층 건물로 지난 9월 12일 완공했다.

뉘르부르크링 주행시험장과는 바로 인접해 있다.

현대차 유럽 기술연구소 차량시험팀 이대우 책임연구원은 “이곳이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테스트 센터로 차량의 내구성이나 파워트레인의 성능을 검증한다”면서 “BMW나 아우디 등 독일 메이커들도 이곳의 평가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GM 같은 미국 자동차 업체, 브릿지스톤과 한국타이어 등 타이어 메이커를 포함해 44개 회사가 이곳에 멤버로 가입돼 연간 12만 유로를 내고 테스트를 진행한다.

‘녹색지옥’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혹한 주행조건을 통과한 차량은 매우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계의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곳에 주행시험장을 운영해 왔고 현대차가 최근 주행시험장을 완공한 것도 이런 이유이다.

이대우 책임연구원은 “이곳 트랙에서는 내구성을 제일 먼저 평가하고 두 번째로 급가속 상황에서 승차감과 핸들링의 성능, 브레이크의 성능을 테스트 하며 코스를 주행하는 랩타임을 보고 파워트레인의 성능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곳 트랙의 길이가 20.8km이기 때문에 이 트랙을 480번 돌아 거의 1만km의 주행테스트하는 것”이라면서 “워낙 가혹한 조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외부조건에서는 18만km를 달리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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