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숱한 우여곡절, 결국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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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마다 반복되는 CEO 사퇴의 데자뷰

KT 이석채 회장. (자료사진)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사과 나무를 심겠다."

KT 이석채 회장이 최근 아프리카 르완다를 방문 중에 '자진 사퇴는 없다'’며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검찰 수사 등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도 버티던 이회장이 결국 손을 들었다. 아프리카에서 귀국한 뒤 하루 만에 이사회에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이 회장이 사의 표명 뒤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내용이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며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남은 과제를 처리하고 후임 CEO가 새로운 환경에서 KT를 이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로몬 왕 앞 어머니의 심정'이라는 비유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회장 자신이 자리에 있음으로서 해서 KT라는 조직이 망가지는 상황을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회장도 한편에서 억울함을 숨길 수는 없었다.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다면 나의 연봉도 숨김없이 공개할 것"이라며 억울함과 떳떳함을 동시에 표출한 것이다.

다양한 의혹 제기에도 당당함을 강조한 이회장이 사의를 표명한데는 결국 검찰의 수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다.

검찰은 이석채 회장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회사 측에 860억원대 손해를 입혔다는 참여연대의 고발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과 31일 KT 본사와 이 회장 자택 등을 대상으로 두 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검찰 수사가 이 회장 개인의 영역을 넘어 KT 전체의 문제로 확대됨에 따라 결국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사실 검찰의 수사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는 이석채 회장에 대한 마지막 경고였다.

이명박 정부 2년차인 2009년에 취임한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15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됐다.

KT는 지난 2002년 공기업에서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민간 기업으로 민영화됐지만,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회장이 교체되는 관행에 따라 이석채 회장도 끊임없는 사퇴설에 시달렸다.

급기야 올해 5월에는 KT커뮤니케이션실까지 나서 이 회장의 퇴임설이 '사실무근'이라는 공식 기자간담회까지 열기도 했지만, 결국 검찰 수사로 까지 확대되면서 분위기는 ‘사퇴’ 쪽으로 굳어져 갔다.

특히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과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수장 교체'라는 청와대 의중이 검찰 수사에 강하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KT를 새로운 인물에게 맡기려는 청와대 의중과 검찰 수사가 3일 이 회장의 사의 표명이라는 결과로 구체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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