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회장. (네이버 프로필 캡처)
이석채 KT회장은 공룡기업 KT호를 이끄는 선장으로 낙점되기 전 과거 문민정부 시절 이미 ‘잘 나가던’ 고위층 인사였다.
행시출신으로 수십 년 간 엘리트 경제 관료코스를 착착 밟아온 이석채 회장은 문민정부 들어 초대 재정경제원 차관과 농림부차관에 이어 ‘실세’ 정통부 장관으로 초고속 승진 한 뒤 마침내 96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등극한다.
이원종 당시 정무수석과 함께 국정을 떠받쳐 YS의 '좌원종 우석채'로 불렸다
그가 이처럼 실세가 된 데는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으로 문민정부 당시 ‘소통령’으로 불렸던 김현철씨의 ‘보이지 않는 손’이 크게 작용했던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 회장은 김현철 씨의 이른바 '케이투(K2)' 경복고 라인의 대선배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질긴 인연이었다.
◈ 이 회장의 KT 총수 등극 ‘깜짝쇼’이 회장의 KT총수 입성도 다소 뜨악한 측면이 있다.
MB정권 시절이었던 지난 2009년 KT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 6일 만에 KTF와 통합을 발표하고 3개월 만에 정부로부터 합병 승인을 얻어내는 능력을 발휘했다.
이를 두고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준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광 덕이라고 알려질 정도였다.
이 회장과의 인연이 악연으로 바뀐 인물이 또 있다.
바로 이 회장이 취임한 뒤 이듬해 KT텔레캅 고문으로 앉힌 김기섭 전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전신) 운영차장이다.
그 역시 김현철 라인의 핵심인사다.
김기섭 씨는 삼성전자 부장과 신라호텔 상무 출신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주로 의전비서로 활동했고 김영삼 정권 출범 후 안기부 기조실장으로 위세를 떨쳤다.
◈ PCS 사업자 선정 특혜사건에 휘말렸으나 무죄 이후 미국행문민정부 최대 이권사업으로 꼽히는 PCS(개인휴대통신) 사업자 선정특혜사건에 당시 정통부 장관이었다는 이유로 2001년 4월 이 회장이 구속까지 된다.
이 사건에도 김기섭 씨가 핵심고리 역으로 등장을 한다.
당시 조동만 한솔PCS(당시 한솔그룹 계열) 부회장은 같은 신라호텔 출신이었던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을 통해 김현철 씨와 이석채 정통부 장관에 로비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김현철 씨가 자신의 70억대 비자금을 조동만 부사장에게 관리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붙였다.
결국 이 회장은 2001년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006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김현철 씨는 한솔그룹으로부터 20억원의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면치 못했다.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역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회장은 국민의 정부로 정권이 바뀌기 직전인 1997년 10월 미 하와이대 연구원 자격으로 비자를 받아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간에서 2년을 머물렀다.
그 후 귀국해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지내다 KT사장, 회장으로 올라 2009년 11월 아이폰 도입과 함께 화려한 국내 스마트폰 시대에 올라탔다.
CBS노컷뉴스 조백근 대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