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에서 회계업무를 하며 2억원이 넘는 공금을 빼돌린 여성 공무원이 경찰에 구속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도청 7급 공무원 홍모(47·여)씨를 업무상 횡령과 컴퓨터 등 사용사기, 공문서 위조,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과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홍씨는 지난 2011년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제주도 노인장애인복지과와 경제정책과에서 각각 일상경비 지출업무 등을 하며 모두 262차례에 걸쳐 공금 2억 4천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밝힌 주요수법을 보면 업무 특성상 재정관리시스템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초기화할 수 있고 예금 통장과 인감을 보관하고 있는 점을 악용해 9차례에 걸쳐 사무관리비나 공공요금, 행사 운영비 등 2천 5백만 원을 무단으로 인출해 채무변제에 사용했다.

또 법인카드로 112차례에 걸쳐 제주사랑상품권 8천8백만 원 어치를 사들인 뒤 서울 백화점 등에서 명품 가방과 의류, 신발 등을 구매했다.

이와 함께 마치 물품을 구입한 것처럼 카드매출전표를 조작해 허위 영수증을 만든 뒤 과·계장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온라인 지출승인 체계인 e호조 재정관리시스템에 접속하는 수법으로 103차례에 걸쳐 일상경비 예치금 8천 9백만 원을 빼돌렸다.

e호조 재정관리시스템은 안전행정부가 지난 200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244곳에 도입한 것으로, 예산의 편성부터 집행, 회계 및 결산과 평가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윤영호 제주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은 "재정관리시스템을 사실상 혼자 관리하며 공금을 자기 돈처럼 빼돌린 사건이다"며 "시스템의 감독 점검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