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한미군, 고엽제 '묵살'…'꼬리 내린' MB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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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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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고엽제 관련 자료 주한미군으로부터 단 한 건도 못 받아

[오염으로 신음하는 미군기지] 주한미군기지의 상징인 용산기지의 2016년 반환을 앞두고 오염 정화 문제가 최대 이슈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는 한미SOFA(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주한미군기지 오염 문제와 SOFA 개정 문제를 집중 취재·보도한다.[편집자 주]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 의혹을 제기한 퇴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와 필 스튜오트가 2011년 7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전 주한미군 고엽제 피해자 국회 증언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2011년 칠곡 캠프 캐럴 고엽제 파동’ 직후 이명박 정부가 미군기지들에 대한 고엽제 조사를 위한 자료 협조 등을 요청했으나 주한미군이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는 주한미군 측이 자료 제공을 거부하자 고엽제 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곧바로 해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 미군기지 고엽제 조사 손도 못 대 … 미군의 ‘없음’ 통보로 끝!

1978년 캠프 캐럴에서 근무했던 퇴역 미군 3명이 2011년 5월,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하고 남은 다량의 고엽제가 캐럴 기지에 매립됐다”고 폭로하면서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캠프 캐럴뿐만 아니라 다른 주한미군기지들에도 고엽제가 매립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갔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캠프 캐럴 고엽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T/F와는 별도로 국방부를 중심으로 한 ‘환경조사 없이 반환된 미군기지 환경오염 대응 T/F’를 구성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용걸 당시 국방부 차관은 2011년 6월 1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방부는 지난 5월 19일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된 이후 동(同) 사안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중략) 부천의 캠프 머서, 춘천의 캠프 페이지 등 국방부가 관리하는 반환 미군기지에 대해서도 환경문제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국방부 차원에서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2011년 6월 10일 국방부 보도자료.

 


캠프 캐럴뿐만 아니라 2003년 5월 이전에 환경조사 없이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모든 기지들에 대한 철저한 오염조사와 이에 대한 치유를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주한미군 측은 고엽제 매립 등 기지 내 오염을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를 철저히 ‘묵살’했고,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관련 자료를 단 한 건도 건네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박주선 의원(무소속)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2003년 이전 미측으로부터 반환받은 미군기지 오염실태 파악을 위해 이미 반환된 미군기지에 대하여 ‘부대배치도 및 시설사용현황 자료 제공을 협조 요청(’11.5.27)’하였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미측의 구체적인 시설목록 요구에 따라 당시 1990년 이후 반환된 85개소에 대한 목록을 제공(’11.5.30)하였으나, 미측에서 ‘완전 반환된 기지와 관련된 자료(시설배치도, 시설사용현황, 기초 환경정보)는 없음’으로 회신(’11.6.21)해 왔다“고 덧붙였다.

고엽제 관련 자료는 고사하고 기초 환경정보조차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전혀 제공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그 이후로도 주한미군 측에 고엽제 관련 자료를 더 이상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고엽제 조사 T/F 활동도 3차례 회의만 하고 끝!

고엽제 매립 의혹과 관련한 SOFA 환경분과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 측 대표단이 2011년 7월 26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로 들어가고 있다. (자료 사진)

 


더욱이 이명박 정부는 주한미군 측이 기초 환경정보 등에 관한 자료 제공 요청을 묵살하자마자 고엽제 조사를 위한 T/F 활동을 곧바로 종료했다.

국방부가 박주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을 팀장으로 한 ‘환경조사 없이 반환된 미군기지 환경오염 대응 T/F'는 2011년 5월 30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T/F는 주한미군 측이 자료 제공 요청을 묵살한 직후인 6월 23일과 7월 4일 두 차례 회의를 더 가진 뒤, 활동 개시 한 달여 만에, 해체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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