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대화록 두고 盧측 "초안" vs 檢 "완성본" 주장…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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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완성본 삭제는 위법…관련자 조사 뒤 기소 잠정결론

 

검찰이 참여정부 기록관리시스템인 e지원의 복사본인 봉화e지원에서 삭제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대통령 기록물로 잠정 결론내리고 관련자들을 기소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대화록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초본이어서 완성본이 만들어진 다음 폐기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사라진 본이 더 완성본에 가까운 것"이라며 맞서고 있어 검찰이 관련자들을 기소한 뒤에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광수 부장검사)는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화마을로 가져갔다가 국가기록원이 회수한 봉하e지원에서, 삭제됐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발견해 복구했다.

검찰관계자는 "(대화록은)초본이나 최종본의 개념이 없다. 그런 개념(초본과 완성본)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모두 (검찰이 확보한 회의록 3개) 완성본"이라며 "굳이 이야기 하자면 사라진 본(삭제됐다 복원된 대화록)이 더 완성본에 가까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고 노무현 대통령측은 삭제된 대화록은 초본이라는 주장을 폈다.

삭제된 대화록의 성격을 두고 노 전 대통령 측과 검찰이 이처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유는 대화록의 성격이 대화록 삭제 행위에 대한 사법처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측 주장대로 삭제된 대화록 성격이 '초안' 또는 '초본'으로 판단될 경우 대화록 삭제 행위 관여자들에 대한 형사 처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초본을 바탕으로 정상회담상황에 가깝게 내용을 보완한 완성본이 국정원에 보관돼 있다면 미완성 문서인 초본은 별도로 보관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 전 대통령이 삭제를 지시했다면 단순 실행자들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이 쉽지 않다. 더 나아가 대화록 삭제가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면 이를 통치행위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참여정부때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민주당 김현 의원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상회담 회의록 최종본은 회의록 초본의 교열·교정본”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정원이 초안을 만들었는데 기록을 위해 배석했던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이 보니 완전하지 않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틀린 것을 수정하고 최종본을 만들었다”면서 “그럼 앞에 있는 것은(초안) 기록물로서 가치가 없는 것 아니냐고 본 것이다. 상식이 아니냐”고 김 본부장은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은 '삭제된 대화록이 초안'이라는 노 전 대통령 측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삭제됐다 복구된 대화록과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채 봉하e지원에서 발견된 대화록 모두를 대통령기록물이라고 잠정 결론 내린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두 개 대화록)모두 최종본"이라며 "초본이니까 없애도 된다는 개념으로 말하는 건 아닌 것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혀 대화록을 파기한 행위와 이관하지 않은 행위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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