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청년들이 바라는 지도자-청바지 쇼’ 에 참석해 런웨이를 걷고 있다. 황진환기자
박근혜정부가 결국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면서, 오랜 기간 국민연금을 납부하게 될 젊은층은 박탈감을 넘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25일 확정한 기초연금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1년 이하일 때만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고, 그 이상 가입 기간이 길어지면 1년마다 기초연금 지급액이 삭감된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20년 이상이 되면 10만 원만 받게 된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만난 직장인 이윤경(32) 씨는 "젊은 세대도 언젠가 노인이 될텐데,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돼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노후 복지 지원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니 억울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금도 노인 복지가 열악한데 그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직장인 박종구(52) 씨는 "정치권 공약에 대한 신뢰도가 워낙 낮다보니 애초에 기초연금에 관심도 없었다"며 "20만 원이나 10만 원이나 사실상 복지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현실감도 없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20년 넘게 국민연금을 납부해온 베이비붐 세대 직장인 김모(49) 씨도 "재정이 부족하다고 해서 별도로 주기로 했던 기초연금을 연계하면 되겠느냐"며 일관성 없는 정책에 대한 강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또다른 직장인 김모(47) 씨도 "국민에게 주기로 약속했으면 없는 돈을 만들어서라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재원 출처와는 무관하게 사실상 연금을 거의 그대로 보장받게 될 노년층은 "공약을 어떻게 다 지킬수 있겠냐"며 정부 안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정모(83) 씨는 "다달이 공돈이 생기는 셈인데, 기초연금 안 올려줘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모(78) 씨는 "선거 공약을 꼭 지킬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일제히 "정부의 기초연금안이 청장년층의 노후 불안을 심화시키고 세대 갈등만 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CBS노컷뉴스 김지수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