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학생 치유기관 '새솔센터', 이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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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고 설립 영향…일부 교사·전문가 "적절치 않아" vs 교육청 "지금보다 나은 환경"

 

전국 최초로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을 위한 치유기관으로 문을 연 '새솔센터'의 이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새솔센터 자리에 대전국제중·고 설립이 확정되면서 센터 이전이 불가피하게 된 것인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3. 9. 6 대전국제중·고 논란…대전교육청 또 '불통행정'?)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유성구 구암동 옛 유성중학교 부지에 국제중·고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해당 자리에 들어섰던 새솔센터는 중구 문화동 옛 충남교육청 자리로 옮긴다.

하지만 일부 교사와 전문가들은 새솔센터 이전 위치가 '적절한 곳'인지에 대해 이견을 제시한다.

비교적 도심 외곽에 위치해 학생들을 치유하기 적합한 환경으로 꼽히던 현재 위치와 달리, 옛 충남교육청은 시내에 위치해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치유에 적합한 환경'은 시교육청이 지난 7월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문 기관인 '해맑음센터' 개소 당시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가해학생들이 교육청 직원들과 '한 울타리' 안에서 지내야 된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옛 충남교육청사에는 새솔센터 외에도 대전동부교육지원청 이전이 예정돼 있다.

안동수 전교조 대전지부 사무처장은 "학교에서 보던 교장·교감 선생님보다 더 높은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해야 된다는 건 학생들에게 치유가 아닌 징벌로 느껴질 수 있다"며 "학생들의 치유를 위한 공간이 교육청 관료들이 일하는 곳에 마련되는 게 맞는 일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서구 용문동 대안학교 사례처럼, 주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해 대안학교를 짓겠다는 교육청의 계획은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결국 무산됐다.

주민들의 올바른 이해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해학생 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대 여론이 형성되면, 애먼 새솔센터만 길을 잃게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대안학교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한 사전 설명과 의견 수렴 과정 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지만 시교육청의 대책은 '검토 중'에 머물러있다.

"극소수 우수학생을 위해 보살핌이 필요한 다른 학생들을 사실상 밀어내는 격"이라는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대전시교육청은 '지금보다 나은 환경'을 강조하며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시교육청 학생생활안전과 관계자는 "폐교 건물 일부를 리모델링해 사용하는 지금보다 여건이 좋은데다 주변 도서관과 보문산 등을 활용해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라며 "동부교육지원청이 같이 이전하긴 하지만 아마 별도의 공간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의견 수렴 방안에 대해서는 "국제중·고 설립과 함께 갑자기 이전이 결정되다보니 아직 세부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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