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꿈 접은 제주 100세 할머니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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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숙 할머니 "63년 기다림 기대가 너무 컸다"

이산가족 황도숙(100, 제주시 외도동) 할머니는 1951년 1.4후퇴 당시 남편을 따라 제주도로 왔고 북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남동생 둘이 있었다고 말한다.

 

남북 이산가족들의 한결같은 꿈은 하루라도 빨리 혈육과 상봉하는 것이다. 그러나 60여년의 기다림은 기대감을 실망과 포기로 바꿔 놓았다.

제주시 외도동에 사는 황도숙 할머니는 올해로 100세다.

황 할머니는 1951년 1.4 후퇴때 남편(박창훈)을 따라 제주도까지 내려왔다.

고향인 함경북도 청진시 해방동에는 당시 아버지(황윤보)와 어머니(김계순), 남동생 둘(황충군, 황운산)이 있었다.

바로 밑 남동생과는 10살 차이, 막내 동생과는 15살 차이 정도로 기억하는 황도숙 할머니는 헤어져 산지 오래돼 아버지와 어머니의 나이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1950년대 후반 남편 마저도 세상을 떠났고 할머니는 초등학교 교사를 하며 홀로 남매를 키웠다.

북의 가족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황도숙 할머니.

 

이북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졌고 상봉의 간절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1983년부터 황 할머니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다.

그러나 1988년 남북 이산가족의 첫 상봉이 이뤄진 이후 지금까지 할머니의 가족은 생사 조차 확인 되지 않고 있다.

기대감을 키웠다가 실망하는 일이 상봉 행사때마다 반복됐다.

이제 할머니는 가족 상봉의 꿈을 접었다.

오는 25일부터 엿새동안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보고싶어도 희망이 없으니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할머니의 애끓는 심정을 대변한다.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이후 황 할머니의 외로움은 더욱 커졌다.

외손녀 이은희(40)씨는 "5년전 어머니(47년생)가 돌아가신 이후로 외할머니가 부쩍 눈물을 많이 흘리신다"며 "외삼촌(42년생)은 서울에 계신다"고 말했다.

남북은 오는 13일 이산가족 생사확인 결과가 담긴 회보서를 주고 받고 사흘뒤인 16일에는 상봉 명단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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