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28·여) 씨는 요즘 캔 음료만 보면 구역질이 난다. 김 씨가 마시던 캔 음료에서 흉측하게 생긴 정체불명의 이물질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달 8일 오후 전라남도 영암의 회사 매점에서 '트로피카나 딸기라떼'를 구입한 김 씨. 음료가 썩 맛있지 않던 탓에 김 씨는 절반 정도 남은 캔을 책상 위에 올려뒀다.
버리는 것을 깜빡 잊고 퇴근한 김 씨는 다음날 아침 출근해 남은 음료를 버리려다가 '경악'했다.
음료에서 정체불명의 하얀색 거즈 같은 이물질이 나온 것이다.
놀란 김 씨는 캔에 적힌 소비자 센터에 신고를 했고, 몇 시간 뒤 해당 음료 제조회사인 롯데 칠성측로부터 "이물질을 직접 봐야겠으니 내일 찾아가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화를 끊은 김 씨는 이물질을 다시 캔 안에 넣었다.
다음 날 출근해 이물질이 그대로 잘 있는지 확인하던 김 씨는 또다시 '경악'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그 이물질이 흉측하게도 시커멓게 변해있던 것. 김 씨는 화장실로 달려가 토악질을 몇 번이나 했다. ㅌ
롯데칠성 관계자는 김 씨에게 자사 제품인 감귤 주스 한 박스를 주며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성분을 분석하고 일주일 뒤 결과를 알려주겠다"며 음료를 수거해갔다.
하지만 수거 뒤 한 달이 지나도록 김 씨는 롯데칠성으로부터 단 한 통의 전화도 받지 못했다.
이물질 논란에 대한 사측의 안이한 대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성분 분석을 의뢰하겠던 사측은 그동안 문제의 캔을 '보관'만 하고 분석의뢰조차 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점에서 음료를 수거해간 뒤 성분분석 의뢰를 했어야 했는데 여름철 성수기라 업무가 바쁘다 보니 미처 못한 것 같다"며 "지금 소비자께 전화해 다시 사과드리고 바로 생산 공장에다 성분 분석을 의뢰할 것"이라고 뒤늦게 변명했다.
특히 "이물질이 아니라 날씨가 더워 변질된 것"이라며, 유통과정 중의 실수나 날씨 탓에 생긴 '곰팡이'일 가능성을 여러번 강조했다.
유통과정 도중 충격으로 캔에 미세한 구멍이 생겨 공기가 유입되면서 음료가 상하거나, 음료 또한 음식물이기 때문에 더위에 약해서 개봉 뒤에는 짧은 시간 안에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