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률(51) 전 국회의원이 실종 직전 검찰 측에 남긴 문서(사진 =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제공)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률(51) 전 국회의원이 실종 직전 검찰 측에 남긴 서신이 공개됐다.
12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자신을 수사한 부장검사와 담당검사 앞으로 A4 1장 반 분량의 서신을 남겼다.
"미안합니다"로 시작하는 이 서신에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할 생각도 했으나 여기까지 오면서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혀 있었다.
김 전 의원은 "서 모 부장과 박 모 검사를 대하면서 참 정의롭고 열심히 하는 검사를 보는 것 같아 흐뭇하고 좋았다"면서 "나의 선택으로 자칫 누가 될 것 같아 이 글을 남긴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 간부 윤 모 씨와 그 가족에게 이루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낀다"면서 "돈의 행방을 밝히고 무고함을 밝히고 싶었지만 늦은 감도 있고 혼자 다 감당하기에는 벅찬 절망감만 있다"고 적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9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단국대학교 배임수재 사건에 대해 "명예 회복의 기회를 갖고 싶었다. 사법 시스템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모순과 불완전한 점을 겪은 터라 지금 상실감과 절망감을 지울 길이 없다"고 말했다.
또 "억울함과 무력감, 이 꼴 저 꼴 보기 싫은 회의감만 있다"면서 "내가 다 지고 간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정치적으로 민주당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사건처리에 선처를 부탁한다"면서 "정의 실현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두 검사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썼다.
이 서신은 김 전 의원의 후배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검찰 측에 전달했다고 서울남부지검은 전했다.
검찰 측은 "특정 언론에서 '수사 과정에서 모멸감을 느꼈다'라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단어 자체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 이대희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