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약품을 이용해 종이를 지폐로 바꾸는 이른바 '블랙머니'를 이용해 수억원대 투자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블랙머니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재력가들로부터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박모(61)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허모(52)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9년 5월 개인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던 장모(68) 씨에게 접근해 "블랙머니 사업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장 씨를 자카르타로 데려가 3억 29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장 씨에게 "유효기간이 지난 미화를 검게 만들어 폐기처분하는데 이를 특수 용액에 담그면 다시 쓸 수 있다"고 속여 약품 처리 과정을 직접 보여주고 약품 구입비 명목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지난달 12일 노모(51) 씨 등 2명에게 유엔개발기금 도장이 찍힌 100달러짜리 지폐 150억원 상당이 세관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며 통관료와 물품보관료 명목으로 1억 5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블랙머니는 미화 100달러짜리 지폐 표면에 특수 잉크를 묻혀 검은색으로 만든 것으로 이를 특수 약품에 넣으면 지폐로 변한다.

경찰은 달아난 이모(69) 씨 등 6명의 행방을 쫓는 한편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