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규제에 카드 발급 변칙 보조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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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카드 아닌 수수료만 챙기고 빠지는 식

 

"삼성카드 한장만 만드세요, 그리고 기계값 15만원 결제하면 됩니다, 그러면 제가 통장으로 15만원을 넣어드릴거에요, 카드사에 전화해 이것으로 선결제하고 카드는 한두달 뒤 해지하면 됩니다.

지난주말 서울에 있는 한 SK텔레콤 대리점.

번호이동(통신사 갈아타기)이 아닌 기기변경(통신사 이동 없이 스마트폰만 교체)을 위해 대리점을 찾자 직원 A씨는 새로 나온 갤럭시S4 LTE-A 모델에 보조금 13만원이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7만원짜리 갤럭시S3 등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릴 때와 비교하면 기기변경이라도 턱없이 적은 수준의 보조금이다.

하지만 A씨는 "신용카드를 한장 만들면 추가로 15만원의 기기값 할인 효과가 있다"며 카드 발급을 유도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삼성카드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말에 A씨는 "정말 잘됐다, 삼성카드를 처음 만들려면 원천징수와 통장사본 등을 보내달라고 해 귀찮은데 손님은 이미 한장 있으니 추가 신규발급은 쉽다"고 거듭 권유했다.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데 법정 보조금을 다소 넘어서는 28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현장이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KT에 '본보기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고 이동통신 3사에 67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과징금을 물리면서 대리점과 판매점 등 오프라인에서는 갤럭시S4와 갤럭시S4 LTE-A에 붙는 보조금이 10만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 보조금 시장은 '꽁꽁' 변칙 시장은 '솔솔'

올해초 방송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에 과당 보조금에 대한 책임을 물어 순차적 영업정지를 내린 데 이어 지난주에는 KT에 보조금 과당경쟁을 유도했다며 일주일간의 '나홀로' 영업정지를 내렸다.

이후 보조금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통상 보조금 과열을 판단하는 지표인 번호이동 건수는 KT가 영업정지를 맞은 지난 18일 1만7,000건, 19일 1만5,000건에 머물렀다.

시장과열 기준인 2만4,000건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KT 영업정지 이후 첫 주말인 20일-22일 역시 일평균 2만3,000건으로 다른 주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 그리고 주말 온라인에서는 스팟성 불법 보조금은 여전하다.

◈ 방통위 "제휴카드 아닌 발급 후 해지는 보조금"

불법 보조금을 제재하는 방통위는 통신사와 카드사간 일반제휴 할인은 보조금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통신사와 카드사가 통신요금 결제 등 특정 제휴를 맺고 고객들의 월요금을 일정 수준 할인해주는 것은 기기구입 관련 보조금과 관계 없다는 게 방통위의 유권해석이다.

하지만 기업간 제휴가 아닌 대리점에서 특정카드 발급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나온 수수료로 기기값을 할인해준다면 이는 보조금 범주에 포함된다.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주는 리베이트 외에 대리점에서 펀딩하는 경우로 보조금으로 본다"며 "이런 경우는 단순 제휴가 아니라 수수료를 돌려 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조금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 보조금을 합해 27만원만 넘지 않으면 불법으로 볼 수 없다"며 "카드발급 자체에 고객이 동의했겠지만 대리점에서 카드 영업을 하는 게 정당하냐를 따지려면 카드사쪽으로 문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여신금융협회 "카드모집인 협회 등록은 필수"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르면 신용카드 영업과 모집은 여신금융협회에 자격 등록을 한 사람에 한해 가능하다.

여전법은 카드모집인 등록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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