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는 남의 편지를 훔쳐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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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2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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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는 남의 편지를 읽지 않는다'. 이 말을 누가 했는지 아십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스팀슨 전 국무장관입니다"

2일(한국시각) 미 국무부 정례 브리핑실. AP통신 기자가 브리핑에서 나선 패트릭 벤트럴 부대변인을 상대로 한국과 EU 등 동맹국 대사관에 대한 무차별적 도청 의혹을 놓고 비판성 질문을 던졌다.

AP통신 기자가 '신사 편지'를 언급한 이유는 타국 대사관에 대한 미국 정부의 도청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920년대 미 국무부에는 '검은 방'이라는 별명의 부서가 있었다. 이 부서는 미국 주재 외국 대사관이 본국과 통신하는 내용을 도청하고 암호를 해독해 내용을 파악하는 곳이다.

이 사실이 공개되자 미국 정부는 1929년 이 부서를 폐쇄했다. 폐쇄조치를 취한 이가 당시 미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루이스 스팀슨이었고, 이같은 조치의 이유로 그는 '신사는 남의 편지를 훔쳐보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외국 대사관에 대한 미국 정부의 도청의혹에 대해 이날 기자들의 질문은 끝이 없었다. 한 기자는 '미국은 중국이나 이란 정부가 자국민을 감시하고 인권을 유린해왔다고 비난한다. 이번 사건도 비슷한 것 아니냐'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벤트럴 부대변인은 "그런 비교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말만 거듭했다.

'에드워드 스노우든은 정치적 처형을 두려워 하는 난민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부대변인은 "정치적 처형이라는 개념을 거부한다"며 "이번 사안은 심각한 범죄이자 기밀유지를 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른 '중범죄자'와 마찬가지로 미국 법정에 서야 한다"며 "그는 여전히 '공정한 재판을 받을 시민적 권리'를 갖고 있으며 미국 정부를 이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1회용 여행 서류를 그에게 발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모든 나라가 수집하는 정도의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미국 정부도 외국정부가 자국내 미국 대사관에 대해 이번과 비슷한 일을 하면 인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벤트럴 부대변인은 "미국은 다른 나라가 수집하는 정도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말을 또다시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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