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NLL 포기 안 한 것 윤병세, 김장수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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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정치적 계산에 나라가 저급한 나라가 돼버렸다.

- 이번 방중, 중국의 스마일 외교와 박 대통령의 이미지 외교가 잘 맞았다.
- 문명 세계에서 정상간 대화를 막 공개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어
- 노무현의 평화공동어로수역, NLL을 기준으로 했던 것. 포기와는 전혀 달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7월 1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 정관용> 오랜만에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외교, 또 방중 외교까지가 끝났습니다. 전 외교부통상부 장관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또 NLL 관련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파문. 이게 일선 외교에는 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당장 비난 퍼붓고 있는 북한과의 관계 회복 방법은 어떤 게 있을지. 또 지금 인도네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외교장관회의 여기에는 한국, 미국, 일본뿐 아니라 북한, 다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 이야기까지 여쭤보도록 합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송민순>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이 중국 방문이 막 마무리가 됐기 때문에. 그 얘기부터 시작을 해 보죠. 전반적으로 총평을 하신다면 뭐라고 말씀하시겠어요?

◆ 송민순> 글쎄요. 정상회담이라는 거는 양국 지도자가 만나서 서로의 국가이익을 챙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네.

◆ 송민순> 그리고 모양도 갖추고요.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중국 방문은 전체적으로 모양이 잘 갖춰졌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회담이라는 게 꼭 우리 원하는 대로 다 될 수는 없거든요.

◇ 정관용> 물론이죠.

(청와대 제공)

 

◆ 송민순> 그렇게 돼서 타협을 하는데. 그런데 자세히 보면 외교 언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거를 잘 관찰해서 이게 실제 무슨 뜻인지 이런 것을 봐야 되고. 또 앞으로 이번에 한 회담을 배경으로 해서 전체 그림을 그리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걸 내실을 챙기는데 앞으로 정부가 지금 정상회담을 이렇게 해석하는,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그런 게 아니라 냉철하고.

◇ 정관용> 있는 그대로.

◆ 송민순> 엄밀하게 그걸 따져서 그걸 해석을 하면서 내실을 챙겨야 될 거라 이렇게 저는 생각이 되고요. 이번에 제가 정상, 한-중 정상회담을 보면서 한 가지를 느꼈는데. 중국이 지금 전세계적으로 일본을 제외하고는 소위 스마일 외교, 미소 외교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떠오르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미소 외교를 하고 있고. 우리 박근혜 대통령은 상당히 이미지 외교를 지금 하고 있는 그런 느낌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번 방미 때도 그렇고. 그래서 중국의 미소, 스마일 외교와 박근혜 대통령의 이미지 외교가 이렇게 잘 결합된 그런 행태가 아니었느냐 이렇게 생각이 되고요.

◇ 정관용> 이미지 외교라면 예를 들어서 중국어로 연설을 시작했다든지.

◆ 송민순> 그런 거죠.

◇ 정관용> 아니면 시진핑 주석의 고향인 시안을 갔다든지.

◆ 송민순> 그런 거죠. 그림으로 나타나는 모양이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송민순> 그런 이미지를 잘 활용을 하고.

◇ 정관용> 외교는 그런 프로토콜이 매우 중요하니까요.

◆ 송민순> 그것도 필요합니다. 그게 필요하고, 형식 잘 갖춰야죠. 그것과 내용을 갖춰야 되죠. 그런데 이제 제가 우선 내용적으로 보면 중국은 지금까지 자기들이 갖고 있던 입장을 사실은 그대로 지킨 겁니다. 또 우리라고 해서 우리의 입장을 바꿔가서 중국의 입장을 또 맞춰준 것도 아닌 겁니다. 그런 점에서 서로 입장을 확인하고 또 강조하고 이런 모양새를 갖추지 않았느냐 그렇게 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단 표현이 재미있네요. 스마일 외교와 이미지 외교가 모양새를 갖추었다. 그게 방금 제가 이야기했던 중국어 연설 또 서안 방문 이런 거. 그다음에 중국 측에서는 특별히 특별오찬 이런 걸 제공한다든지. 이런 것도 나름대로 별로 관례가 없는 일이라면서요?

◆ 송민순> 중국이 사실은 한국에 대해서 공을 많이 들여야 될 중국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보면 한-중 관계 차원에서 보는 게 아니라 중국은 세계 대국입니다. 지금 지난번 미국 오바마와의 캘리포니아에서의 회담에서도 나오고 그랬지만 지금 중국이 새로운 신형 대국관계, 새로운 형태의 미-중 관계를 만들고자 이렇게 하고 있는데. 그게 그냥 좋게만 있는 게 아니고 결국은 세계를, 특히 아시아 태평양에서 서로의 영향력을 어디에서 조정하느냐 선을. 이렇게 되어 있는데. 앞으로 영향력이 조정될 수 있는, 중국이 볼 때 영향력이 선이 조정될 수 있는 지도가 어디냐 하면 한반도와 동남아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태평양을 볼 때요. 하나의 센터와 두 개의 날개로라는 그런 전략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센터가 어디입니까?

◆ 송민순> 하나의 센터는 대만을 해서 일본을 통하는 문이고. 두 개의 날개는 하나는 한반도고 하나는 동남아입니다. 동남아하면 베트남을 포함해서 나가는 거고 하나는 한반도인데. 여기에서 지금은 한국이 한-미 동맹으로 이렇게 결속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되어 있기 때문에 이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적절히 이렇게 지금 동맹을 끊어라 이렇게는 아니지만 좀 이완시켜 가면서 미국하고도 잘 지내지만.

◇ 정관용> 우리 하고도 잘 지내고.

◆ 송민순> 한국과 중국하고도 잘 지내자. 동남아도 마찬가지인데. 그런 차원에서 특별히 공을 들여야 될 그런 이유가 있고. 이번에 FTA 같은 것도.

◇ 정관용> FTA 가기 좀 전에요. 우선 중요한 게 북핵문제하고 경제문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텐데. 북핵문제 분야에서는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합의문 같은 데 넣어줬으면 하고 생각하지만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합의문에 넣자 아마 이렇게 했을 것이고. 결국은 한반도 비핵화라고 하는 것이 명시가 됐어요. 다만 리커창 총리 같은 사람은 북한의 핵보유, 우리는 반대한다. 이런 명시적 표현을 좀 하기도 했고. 거기에서 중국의 기존 입장. 조금 아까 말씀하신 중국의 기존 입장 또 우리의 기존 입장, 그 사이의 절충점. 대략 그렇게 평가하면 되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송민순> 핵문제 지금 보면 좀 우리가 굉장히 겉핥기식으로 하고 있는데요. 저는 왜 그러면 공동성명에 이렇게 보면 한국은 북핵을 반대한다, 불용한다 이런 걸...

◇ 정관용> 넣기를 원하고?

◆ 송민순>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 해야 한다 이렇게 지금 했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렇습니다.

◆ 송민순> 그건 두 개가 엄연히 차이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왜 그렇게 다른 의견을 대비시켜가면서까지 북핵 불용이라는 말을 물론 우리는 필요로 하지만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걸 굳이 거기에 넣어서 양국의 입장이 사실은 대비가 되어 버렸잖아요, 그게. 그런데 지금 우리가 들을 때는 북핵 불용이라는 것하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게 그게 그거 아니냐 이렇게 되지만. 이건요, 이건 거의 수박과 호박 정도 차이가 아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서 북핵 불용은 북한 핵 절대로 가질 수 없다 이런 이야기고.

◇ 정관용> 그거 하나죠.

◆ 송민순> 한반도 비핵화라는 거는 개념을 정확히 이야기를 하면요. 북한의 핵 포기. 미국의 남한에 대한 핵우산 제공 철회. 그다음에 미국의 북한에 대한 어떤 위협 이런 거 철회. 그리고 북-미 관계 정상화. 이런 걸 다 포괄하는 게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입니다. 엄청나게 차이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2005년 9월 19일 공동성명을 하면서 6개국이 공통분모로 만든 거였어요, 그게. 그래서 그게 중국은 자기들의 대한반도 정책, 동북아 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바꾸자고 우리가 그러니까 중국은 그렇게는 안 되겠다. 그래서 북핵 불용한다는 당신의 입장은 알겠다. 그런데 우리의 정책은 이거다. 비핵화다 이렇게 탁 대비를 시켜놓은 거죠.

◇ 정관용> 송 장관 보시기에는 우리가 외교 전략상 북핵 불용이라는 하는 걸 굳이 명시적으로 그렇게 요구하는 것은 우리한테 도움이 안 된다고 보시나요?

◆ 송민순> 당연히 요구해야죠. 그걸 해야 되는데. 외교라는 게 중국으로서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는 중국 나름의 제약이 있는 겁니다. 중국이 지금 북한이, 불안정한 북한을 국경을 대고 있는 딱 두 나라가 어디 입니까? 한국, 우리하고 중국 아닙니까, 그렇죠?

◇ 정관용> 그렇죠.

◆ 송민순> 중국이 그걸 북한을 그렇게 압박을 해서 한쪽을 압박을 해서 반발을 일으켜서 불안정하게 되는 것은 중국의 이익하고 결코 안 맞기 때문에 그래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과거부터 핵문제를 할 때 그렇게 했고. 미국도 다른 나라들도 그 뜻은 그런 거죠. 북한의 핵이 문제가 되니까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된다라는 뜻이지만 그걸 명시적으로 북핵 불용이라고 딱 찍자고 그러면 중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거고. 그렇게 해서 굳이 입장을 대비시킬 필요는 없었다하는 좀 아쉬움이 남네요.

◇ 정관용> 아마 그런 부분에서 리커창 총리 같은 사람이 북한 핵보유 반대한다라고 명시적으로 표현해 준 거는 우리 측에 대한 일종의 약간의 배려 그런 것 아닐까요?

◆ 송민순> 그런데 리커창 총리가 그렇게 이야기를 한 거는 중국 쪽에서는 달리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래요?

◆ 송민순> 그건 우리 쪽에서 이런 걸, 물론 정상회담을 하면 정상회담의 성과를 좀 과시를 하고 싶은 정부 당국자들의 욕구가 있습니다. 물론 저도 정부에 있을 때 당연히 그런 욕구가 있었지만. 그러나 그걸 이렇게 자꾸 조금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이렇게 하면 안 되고. 있는 걸 그대로 냉철하게 하고 그 위에서 우리가 앞으로 정책을 펴야 되거든요. 중국은 북핵 불용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는 않은 걸로 제가 그렇게 파악하고 있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만남에서 나온 말의 진위 여부까지도 약간씩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사실은.

◆ 송민순> 중국 쪽에서는 달리 얘기한 것 같습니다, 보니까.

◇ 정관용> 그러면 우리 송 장관이 보시기에는 냉철하게 봤을 때 지금 북핵 해결 과정에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렵네요? 그냥 기존의 입장.

◆ 송민순> 서로 바뀐 건 없습니다. 바뀐 건 없고 한반도 비핵화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게 제가 말씀드린 대로 북한 핵 포기하고 또 한국도 핵 반입이라든지 핵 사용 이런 안 하고 미국도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 철회하고. 그게 얼마 전에 6월 13일 북한 국방위원회에서 또 성명을 냈지 않았습니까? 자기들에 대한 핵위협을 철회해라 그래야 우리도 한다 이렇게 나온. 그게 북한 입장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상대방의 주장이 뭔가를 우리가 알고 대비해야 되니까 그런 거는 잘 봐야 되겠고요.

◇ 정관용> 그럼 이런 큰 어떤 분위기와 상황을 만든 후에 구체적으로 꿰어나가는 것이 과제인데. 아까 처음 말씀하신 것처럼 구체적으로 꿰어나가는 프로세스는 어쨌든 대화를 통해서, 그것도 6자회담이라는 틀을 통해서 그런 부분도 인식을 같이 한 것 아니겠습니까?

◆ 송민순>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공동선언문 같은 데까지는 명시적으로 들어가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중 간에 6자회담을 위해서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하겠다라든지. 뭐 이런 얘기들이 좀 오갔을까요? 어떨까요?

◆ 송민순> 그게요. 우리 한국하고 미국은 중국이 좀 해 달라고 그러는데요. 역할을 해 달라고 하는데. 중국은 뭐냐 하면 한국하고 미국보고 당신들이 좀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나오는 겁니다.

◇ 정관용> 중국이 의장국이잖아요, 그런데.

◆ 송민순> 의장국이라는 건 거기 의장이라는 게 무슨 우리의 무슨 국회의장처럼 회의를 주재하고 그런 게 아니고 그건 회의를 돌아가는 사회하는 정도지요. 이게 지금 지난번 미-중 정상회담도 그렇고 한-중 정상회담도 그렇고.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그러잖아요.

◇ 정관용> 그렇습니다.

◆ 송민순> 6자회담을 재개하고 그걸 해서 9월 19일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자. 이렇게 9.19 공동성명 이행이라는 거 잘 알지 않습니까? 핵 포기하고 관계 정상화하고 경제 원조하고 이런 건데. 그런데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생각이 다른 겁니다. 한국과 미국은.

◇ 정관용> 중국이 해 달라?

◆ 송민순> 뭐라고 그러냐 하면 북한이 구체적으로 핵 폐기를 한다는 의사를 그리고 행동을 좀 표시를 해라. 그러면 북-미 대화도 하고 또 남북대화도 하고. 그러고 나서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 그리고 앞으로 관계 정상화 이런 방향으로 나간다 이런 얘기고.

◇ 정관용> 요약하면 선 북핵 폐기 조치.

◆ 송민순> 핵 폐기 조치죠, 관련된 조치.

◇ 정관용> 그러네요.

◆ 송민순> 그런데 북한은 내가 뭘 믿고 핵을 폐기하느냐. 먼저 우리에 대한 제재 해지하기 위한 대화를 하고. 그다음에 대화를 해 보고 제재 해제가 된다 그러면 그다음에 핵 조치에 대한 것을 하겠다 이래서 순서가 완전히 거꾸로 되어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거기에서 중국은 어느 편도 안 드는 거군요.

◆ 송민순> 중국은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그 문제에 있어서는 북한 편을 들고 있는 겁니다. 이거 북한이 그렇다고 하니까 미국과 한국이 먼저 좀 발을 떼 주면 북한도 우리가, 우리가 북한도 끌어내 오고 회담을 해서 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그런 면에서 편을 든다기보다는 회의를 주최하는 국가로서 그렇게 해야 굴러가겠다. 이런 판단을 중국이 갖고 있거든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논의가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회담 끝에도 그냥 우리는 북핵 불용이라고 그러고 중국은 결국은 한반도 비핵화다. 아까 제가 말한 그런 여러 가지 내용을 담은. 그래서 지금 서로 수박덩어리 하나하고 호박 덩어리 하나 놔놓고 이게 그게 그거다 이런 이야기인데 그만큼 다른 거죠.

◇ 정관용> 그럼 구체적으로 제가 조금 아까 던진 질문을 그대로 보자면 북핵 해결 과정에 한걸음도 반걸음, 나간 건 없는 거네요.

◆ 송민순> 그런데 앞으로 이번에 한-중 양국 정상이 서로 정권을 지금 시작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것에 대해서 서로 대화하고 이렇게 했기 때문에. 한 번에, 한 번에 무슨 큰 발자국을 뗄 수는 없지만 서로 친분관계를 하면서 대화를 하고 앞으로 여러 채널로 대화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냥 관계를 텄다?

◆ 송민순> 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무슨 친분이나 대화로 되는 건 아닙니다.

◇ 정관용> 그럼요.

◆ 송민순> 구체적인 전략이 있고 우리의 과감한 정책이 있어야 되는데. 결국은 한국과 미국과 중국 한-미-중 세 나라가 공통의 대북정책, 그리고 북한 핵문제에 대한 대책. 이걸 세워야 되는 건데. 그걸 중국하고 미국에게 맡겨놔서 할 수가 없어요. 미-중 간에 그렇게 섬세한 대화를 할 수가 있는 사이가 아닙니다. 대북관계라는 게 서로가 미국과 중국은 서로 대결하면서 협력해야 되는 아주 그런 미묘한 관계 아닙니까? 그러나 우리는 미국, 중국과 다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공동의 대북정책 그리고 핵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이건 결국 한국이 내놔야 될 겁니다. 그런데 한국이 제가 보기에는 아직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그렇고 지난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그렇고 그게 모양이 나타나지가 않고 있어서.

◇ 정관용> 남북대화도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습니까?

◆ 송민순> 남북대화 자체가 또 안 되고 있으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바로 이 한-중 정상회담 바로 직전에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이게 터져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게 외교에도 무슨 영향을 미칩니까? 중국은 이런 얘기를 안 하겠죠?

◆ 송민순> 중국이 그런 문제 이야기를. 그런 것을 꺼내서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글쎄요. 나는 말씀이죠. 언제 이 문명세계에서 국가 정상 간에 서로 상대가 서로 입장을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 한 거를, 마이크 대놓고 한 얘기도 아니고. 그걸 그대로 막 드러내 놓고 하는 건 저는 제가 아는 세계 역사상은.

◇ 정관용> 전례가 없다.

◆ 송민순> 제가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건 없다고 생각이 되고요. 그게 국가 정상 간에 한 이야기를 국내 정치적으로 필요하면 언제든지 그걸 다 내놓을 수 있다. 이런 나라라고 그러면 무슨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 정관용> 타국 정상들이, 그렇죠?

◆ 송민순> 그럼, 다른 나라들이. 다른 나라들이 그런데 특히 중국은 원래 굉장히 구체적으로 속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아무래도 이번에 시진핑을 포함한 소위 5세대 지도자들은 그 전보다는 제가 보기에 좀 나은 것 같아요. 제가 과거하고 직접 만나서 비교도 해 보고 받은 인상이 좀 나은 것 같지만. 그래도 중국이 기본적으로 서양식하고는 좀 다릅니다. 두루뭉수리하게 전체적으로 이야기하는 판에.

◇ 정관용> 점점 더 그렇게 되겠군요.

◆ 송민순> 이렇게까지 하니까 이건 잘못했다가는 이건 뭐 한국 국내정치 돌아가는 데 따라서 내가 했던 이야기가 어떻게 퍼질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했죠.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송 장관께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내신 게 2006년 12월부터 2008년 2월까지예요.

◆ 송민순>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이 2007년 10월이었기 때문에 바로 그때 외교통상부 장관이셨단 말이에요. 그렇죠?

◆ 송민순> 네.

◇ 정관용> 그럼 남북 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남측의 청와대 또 국방부, 외교통상부 관련 분들이 모여서 준비모임을 여러 번하지 않았겠어요. 거기에 우리 송 장관께서도 참여하셨죠?

◆ 송민순> 참여를 했죠.

◇ 정관용> 거기에서 이 NLL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하자라는 전략준비 같은 것을 하셨나요? 요즘 문재인 의원이나 이런 분들의 얘기를 보면 그런 사전준비부터 모든 걸 다 공개하자 아예 그러면. 이런 얘기를 자꾸 하는데. 실제 그런 준비모임에서 어떤 얘기들이 어떻게 오갔는지 궁금해서요.

◆ 송민순> 제가요. 장관하기 전에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이라고 그래서 외교, 지금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건데. 사실은 남북 정상회담에 관해서는 저는 그 당시에 반대했습니다. 정상회담 자체를 그렇게 급하게 하려고 한 데 대해서. 왜냐하면 정권의 뒷부분에 와서 급하게 하면.

◇ 정관용> 무슨 말씀이신지 않겠습니다.

◆ 송민순> 그래서 정상회담을 그리고 북한 핵문제가 좀 진전이 될 때 해야 이게 국민들이나 세계적으로 되는데. 그래서 저는 그걸 별로 원치를 않았고.

◇ 정관용> 그때 좀 논란이 있었죠. 임기 두 달 앞두고, 뭐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 송민순> 네. 저는 거기에 반대했고. 그리고 한다 하더라도 정상회담 하니까 너무 큰 수레에다가 많은 짐을 실으려고 하지 마라 이왕 할 거라면. 그렇게 했다는 걸 제가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다음에 NLL 부분이 지금 이야기가 되고 있으니까 그런데. NLL에서는 사전 회의할 때 모아진 의견은, 이거는 우리 입장은 1991년의 남북 기본합의서에 보면 서해의 해상경계선은 별도로 합의될 때까지는 지금까지 양측이 지켜온 선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렇게 남북 기본합의서에 된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91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 송민순> 네, 남북 기본합의서에. 그래서 기본합의서에 있는 입장 그것이 우리 공식입장이고 노 대통령도 그 입장을 그대로 견지한다라고 내부 회의 때는 그렇게 결론지어진 겁니다. 이제 그런데.

◇ 정관용> 혹시 사전 내부 회의에서 서해평화구역 이런 얘기들이.

◆ 송민순> 평화공동어로수역은 당연히 이야기가 됐죠. 공동어로수역은 기본적으로 현재에 있는 NLL이 있지 않습니까? 그 양쪽을 똑같이, 똑같은 면적으로 해서.

◇ 정관용> NLL에서 남북으로 똑같은 면적.

◆ 송민순> 똑같은 면적이죠. 그러니까 NLL이라는 게 기준선이 생기는 겁니다. 우리 기준선. 지금은 간단히 말씀드려서 지금 우리 육상에서도 우리 휴전선이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휴전선의 가운데에 MDL이라고 군사분계선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그 양쪽으로 2km씩 해서 우리 비무장지대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런 개념과 같이 NLL의 양쪽에 비무장이 아니라 공동어로지대를 만들어서 남북 배도 못 들어가고 중국 배가 고기를 다 잡아가고. 또 그게 서로 해군 초계정끼리 부딪쳐서 젊은 병사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야 되고 그러니 그러지 말고 일종의 그게 육상에서의 비무장지대처럼 비무장 공동어로수역을 만들면 서로가 좋지 않느냐 이렇게 된 거죠. 그런 개념으로 공동어로수역을 우리가 이야기했고.

◇ 정관용> 준비모임에서도 논의를 했고 입장을 정리했다.

◆ 송민순> 그런데 그 분명한 선을 NLL을 기준선으로 한 겁니다.

◇ 정관용> 그 준비모임에 참여하셨던 당시의 외교안보팀분들 중에 현재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안보실장도 계시고 외교통상부 장관도 계시지 않습니까?

◆ 송민순> 그렇죠.

◇ 정관용> 그럼 그분들도 그 준비모임에 같이 참여했을 것 아니에요.

◆ 송민순> 그렇죠.

◇ 정관용> 김장수, 천영우 이런 분도 함께 하셨죠.

◆ 송민순> 천영우 수석은 아니고요. 천영우 수석은 평화외교부에 있었고. 지금 윤병세...

◇ 정관용> 윤병세 장관.

◆ 송민순> 장관도 참석을 했죠.

◇ 정관용> 윤병세 장관, 김장수 실장은 참석을 했을 거 아니에요.

◆ 송민순> 김장수 장관은 그 당시에 국방부 장관이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참여했을 것 아니에요?

◆ 송민순> 네.

◇ 정관용> 그러면 그분들은 준비모임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북한에 가야 한다는 거를 다 정리했고. 그거 다 알고 계시잖아요.

◆ 송민순> 준비모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또 노 대통령이 준비모임에서 어떤 자기의 입장 자체를 가지고 저쪽에서 표현하는데 있어서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어법을 어떤 때 좀 반어법으로도 좀 쓰고.

◇ 정관용> 조금 애매하게.

◆ 송민순> 직설적으로 표현하신 이런 게 있으니까 그런데 전체적으로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현재로써는 NLL을 바꿀 수는 없다.

◇ 정관용> 다시 말하면 지금 정상회담 대화록이 논란이 되는 게 김정일 위원장이 NLL과 북측이 주장하는 선 그 사이를 공동어로수역으로 하자는 구체적 대안을 내놓으니까 마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것을 받아들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새누리당 쪽에서 공세를 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 송민순> 그런 건 정치적 공세를 할 성격은 아니고 말 그대로 보면.

◇ 정관용> 제가 궁금한 건 그때 준비모임에 참여해서 그 과정을 쭉 지켜보셨던 분들이 현 정권의 안보라인의 핵심에 게신데 왜 이 부분에 대해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시냐 이거죠. 그때 실제로는 이랬다고.

◆ 송민순> 정부에 있으니까 그렇고. 김장수 실장 같은 분은 지난번에 대선 때 보니까 문재인 당시 후보가 그건 공동어로수역 문제 때문에 국방장관회담이 열렸는데 당시 김장수 장관이 너무 경직된 자세를 가지고 해서 이렇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건 인식이 잘못된 거죠. 국방장관이 선을 가지고 협상하는 건.

◇ 정관용> 그렇죠.

◆ 송민순> 안 되죠. 그런 게 있었습니다마는. 아마 지금 현재 정부에 계시니까 여러 가지 입장을 또 달리하기는 어렵고 그렇지만 하여튼 당시에.

◇ 정관용> 당시의 진실은 그렇다?

◆ 송민순> 당시에 기존의 남북 기본합의서의 원칙에 따라서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바는 그러니까 그 과정을 알고 있는 분들이 현 정부의 핵심에 계시면 그분들이 오히려 여권을 설득해서라도 이 얘기는 그만논란하자 이렇게 좀 만들 수 없나 싶어서 말이죠.

◆ 송민순> 정 교수님, 지금 이게 논리의 문제입니까? 저도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게 전부 정치 국내정치의 하루하루, 정치적 계산에 의해서 하다 보니까 이런 게 생긴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송민순> 나라가 저급한 나라가 됐어요.

◇ 정관용> 그 얘기 하다 보니까 시간이 다 가 버려서 한 2, 3분밖에 안 남았는데. 경제 분야를 다루지 못했어요. 경제 분야의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는 어떻다고 보시는지. 뭐 그냥 짧게 좀 정리해 주시죠.

◆ 송민순> 전 한-중 FTA를 합의한 거는 참 좋고요. 그다음에 그 부분에서는 중국이 점수를 얻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역 RCEP라고요. 지역 포괄적 경제파트너십은 중국이 미국을 빼고 아시아지역 국가들하고 하자는 거거든요. 이번에 그걸 우리가 하자고 합의를 해 준 건데.

◇ 정관용> 한국이 끼겠다?

◆ 송민순> 미국이하는 거는 TPP라고 태평양, 범태평양경제, 환태평양협력 미국 중심으로 중국 빼고 하는 건데. 거기의 RCEP라고 그러죠. 중국이 하는 지역 파트너십 거기에 한국이 하기로 한 것은 중국으로 봐서는 중요한 성과라고 이렇게 되고요.

◇ 정관용> 한국 입장에서도 환태평양경제협력체에도 들어가 있고 이번에 여기에도 들어가 있고. 한국은 그러면 양쪽에.

◆ 송민순> 한국은 그런데 거기는 아직 안 들어가 있죠.

◇ 정관용> 환태평양 거기 안 들어가 있습니까?

◆ 송민순> 네. 이것도 들어간 건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이렇게 한 것은 중국으로서는 상당히 이제 좋은 성과로 될 수 있죠.

◇ 정관용> 성과를 얻은 것이다?

◆ 송민순> 그런데 이게 지금 시간이 없다고 그러시니까 그런데, 지금 말씀이죠. 우리 참 알아야 될 게 있어요. 한-중 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고 그러는데 이게 동상이몽입니다. 아까 지금 우리가 말하는 대로 전략이라 것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략을 서로 같이 공유를 해야 되는데. 아까 말한 것 같이 북핵 불용한다는 것하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게 전혀 다른 개념이 하나 있고. 우리는 지금 한-미 동맹을 강화하자는 게 있고. 중국은 한-미 동맹을 좀 이완시키고 미국이 동북아시아하고 한반도에서 영향을 약화시켜야 되는 게 있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는 미국하고 볼 때는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가지고 한반도를 통일한다 이러는데. 중국은요. 민주주의라는 말 그렇게 좋아 안 합니다. 중국은 일당독재를, 경제는 시장경제로 하지만 일당독재를 계속 유지해야 되는. 이렇게 서로 굉장히 개념적인 차이가 있는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동반한다고 그럴 때 앞으로 이걸 어떻게 조화시켜야 되느냐. 이런 큰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 정관용> 수박과 호박의 차이. 아까 말씀하신 그 표현이 생각이 나는데요. 서로 비슷한 걸 그렸다라고 주장은 하지만 전혀 속 내용물이 다른 것들을 그렸다. 이 말씀이시군요.

◆ 송민순> 다른 거죠

◇ 정관용>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랴, 이 말처럼.

◆ 송민순> 그런 건 아니지만 앞으로 그걸 잘 채워 나가고 만들어가는 게 우리 정부가 안고 있는 과제일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맨 처음에 지적해 주신 냉철하게 보자. 냉철하게 보고 실제 우리 국익을 위해서 하나하나 해나갈 바를 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이 말씀으로 오늘 일단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송민순> 감사합니다.

◇ 정관용>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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