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 소재 고등학교에 총기를 난사하겠다고 911센터 등에 협박전화를 건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미 현지에 장난전화를 걸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현역 군인인 이모(20)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3월 26일 두 차례에 걸쳐 미 뉴저지주 워렌카운티 911신고센터에 "해커츠타운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겠다"고 협박전화를 거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미 현지에 장난전화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씨는 영어공부를 위해 설치한 국제전화 무료 어플리케이션을 이용, 미국 현지에서 신고를 하는 것처럼 속여 장난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미국 수사당국은 테러위기에 따른 수사본부를 설치, 해당 고등학교 등 모두 9개 학교를 4시간 동안 폐쇄하고 집중적인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경찰특공대와 장갑차, 헬리콥터까지 현장에 투입됐으며 지역 언론에서도 이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하지만 이 씨는 다음날인 27일에도 같은 내용의 협박전화를 걸고 4월 3일에는 뉴욕경찰서에 “10살인 내 아들을 죽였으며 전화를 받고 있는 당신(경찰관)과 당신의 가족도 살해하겠다”고 장난전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이 씨는 미국에서 일대 소동이 벌어지는 사이 채팅 프로그램에 ‘장난전화방’을 개설해 50명의 접속자들에게 통화내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이들이 채팅창에 적어준 영어를 범행에 이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미 국토안보부 수사팀으로부터 협박전화가 한국에서 걸려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첩보를 입수, 인터넷 접속기록과 휴대전화 추적 등을 통해 지난해 10월에 군에 입대한 이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처음에는 가벼운 장난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