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베스트(일베) 악플러에 대한 식물 갤러리의 온화한 대처가 화제다.
일간베스트 회원들의 악성 게시물에 대한 DC인사이드 식물 갤러리의 반응이 화제다.(식물 갤러리 캡쳐)
지난 27일 오전, DC 인사이드 식물 갤러리에는 “일베에서 오신 악플러들께”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식물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한 회원이 작성한 이 글에는 “가시투성이 삶에도 꽃은 핀다. 온 몸이 가시로 덮여 있어도 그 안에는 늘 아름다운 꽃 피울 꿈을 꾸며 살아간다”라며 “당신의 가시 돋친 삶에도 꼭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기를”이라는 따뜻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글은 식물 갤러리에서 해당 게시판의 성격과 맞지 않는 글을 작성하고, 악성 댓글을 다는 등의 행동을 한 일베 회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일베 회원들은 지난 25일 연예병사 세븐과 상추의 안마시술소 출입논란이 불거진 이후 식물 갤러리를 찾아 악성 게시물을 작성해 왔다.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식물 갤러리에 남긴 게시글.(식물 갤러리 캡쳐)
가수 ‘상추’의 이름이 식물인 ‘상추’를 연상시키기 때문. 이들은 식물 갤러리에 “상추를 심으려고 하는데 비용이 17만원이면 충분한가요?”, “우리 상추가 많이 아프다. 17만원으로 치료가 가능한가?”와 같은 제목의 글을 계속해서 작성하고 일베 용어가 담긴 악성 댓글을 달았다.
이에 식물 갤러리의 이용자들은 상추 구입 방법에 대한 정성스러운 댓글을 남기는 것은 물론, 악플러들에 대한 애정이 담긴 글을 올리며 오히려 일베 회원들을 당황케 했다.
식물 갤러리는 거칠고 욕설이 난무하기로 유명한 DC 인사이드 게시판의 유일한 ‘정화’ 공간으로 유명하다. 아무리 악의적인 게시물을 작성해도 언제나 온화하고 진지하게 대응해 ‘DC의 청정지역’이라고 불린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네티즌들은 역도에서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장미란 선수의 이름에 식물인 ‘장미’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식물 갤러리로 몰려가 많은 글을 남기며 게시판을 공격했다. 그러나 오히려 "우리 식물갤이 이렇게 활성화 된 모습은 처음 본다"와 같은 진지한 반응에 게시물을 삭제하고 조용히 돌아간 유명한 일화도 있다.
식물 갤러리가 일베 악플러에게 대응하는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식물갤은 DC의 성역 같은 곳. 일베충들아 건들지 마라”, “마치 현자와 악마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 “일베도 못 건드는 식물갤의 위엄”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CBS노컷뉴스 이혜진 인턴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