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에 '딱 걸린' 자동차 보험사기 의심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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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뒤에 숨어 있다가 교통법규 위반 차량에 뛰어들기, 좁은 골목길에서 지나가는 차에 손목 들이대기.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는 3∼4월 '보험사기 의심 동영상 제보 캠페인'을 통해 사고 동영상 32개를 접수하고 소비자단체와 법률전문가 심사를 거쳐 14개를 우수 영상으로 뽑았다고 18일 밝혔다.

동영상에 찍힌 사례는 대부분 일부러 차에 부딪히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를 대상으로 고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횡단보도 옆 전봇대 뒤에 숨어있던 보행자가 신호를 위반하고 좌회전하는 차량에 부딪히면서 차를 피하지 않고 보닛에 올라타는 듯한 행동을 취하는 식이다.

무단주차된 차를 피하려고 중앙선을 넘은 차량을, 마주오던 차량이 속도도 줄이지 않고 들이받은 경우도 있었다. 의심 차량은 야간이지만 전조등도 켜지 않은 채 운전했다.

보행자가 갑자기 횡단보도로 뛰어드는 것을 보고 운전자가 급정거를 해 부딪히지 않았지만 보행자는 차와 부딪힌 것처럼 이미 차도에 주저앉아버리는 장면도 블랙박스에 포착됐다.

차선을 바꾸고서 별다른 이유없이 급제동해 뒤따라오던 차와 추돌을 유발하거나 좁은 골목길에서 차에 일부러 손목을 부딪히는 이른바 '손목치기'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손목치기' 의심 사례 가운데는 보험금 청구 내역을 확인한 결과, 차량 바로 옆에 있었던 보행자가 아니라 이 보행자 옆에 있던 다른 보행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번 제보 영상을 보험사기 예방 교육에 활용하는 한편 이전에 같은 사고가 여러 번 났거나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 혐의가 확인된 사례는 수사기관에 통보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주로 야간에 골목길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상대로 일어나므로 운전자는 교통법규 준수를 생활화해야 한다"며 "특히 사고를 당했다면 현장을 촬영하거나 목격자를 확보하고,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경우 경찰이나 보험회사에 연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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