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美-北대화 견제하면 문제 해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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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5월 2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개성공단이 첫 삽을 뜬 게 2003년입니다. 그러니까 딱 10년 만에 지금 우리 남북 근로자 모두 철수라는 중대 위기상황을 맞았죠. 개성공단이 첫 삽을 뜰 당시의 통일부 장관이셨던 분. 오늘 2부에서 집중인터뷰로 만나 뵙겠습니다. 현재 원광대 총장으로 계시죠? 지금 전북 CBS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이원으로 연결하죠. 총장님.

◆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누구보다 요즘 마음이 착잡하시겠어요?

◆ 정세현>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처음 기공식하실 당시에 장관이셨죠.

◆ 정세현> 2003년 6월달에 기공을 해서 2004년 6월 30일날 1만평 시범단지 준공식을 오전에 끝내고 오후에 제가 통일부 장관 이임식을 하고 나왔습니다.

◇ 정관용> 준공식까지 보신 거네요?

◆ 정세현> 네.

◇ 정관용> 그 준공식 봤다는 거는 그때 이미 공장이 들어섰다는 것 그건 아닌 거죠?

◆ 정세현> 아니죠.

◇ 정관용> 터를 닦은 거죠?

◆ 정세현> 부지 정렬하고. 공장은 그 이후에 공사를 시작해서 12월달에, 2004년 12월달에 첫 제품이 나왔었죠. 리빙아트인가에서 아마 양푼 종류가 나왔었을 겁니다.

◇ 정관용> 지금 이제 완전 폐쇄로 가느냐 어떻게 되느냐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데. 조금 아까 저희 6시경에 1부 인터뷰에서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협회 수석 부회장하고 인터뷰한 적이 있거든요.

◆ 정세현> 네.

◇ 정관용> 그런데 그분들의 목소리가 4월말이면 우리 측 군사훈련이 다 끝나기 때문에 대화 제의 같은 거를 하더라도 4월말 이후에 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정세현> 네. 저도 그 비슷한 생각입니다. 아니, 25일날 해도 좋은데 그러니까 답을 가능한 한 빨리 줬으면 좋겠다 하는 정도의 여유를 두고 제의를 했더라면 북한으로서도 4월 30일, 3월 1일부터 두 달 동안이나 계속되지 않았습니까. Foal Eagle 훈련이.

◇ 정관용> 네.

◆ 정세현> 그 훈련이 끝나고 난 뒤에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는데. 내일 오전까지 답을 해라 그러니까 26시간 정도, 24, 5시간 정도의 말미만 주고 압박을 하니까 제의를 하니까 내용상으로는 실지적으로 압박이었었죠.

◇ 정관용> 그리고 곧바로 근로자 전원 귀환조치를 내렸고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현> 글쎄, 뭐 순서를 정해놓고 했던 것처럼 그렇게 급하게 움직이는 거를 보고 전혀 남북대화에 매뉴얼이 없는 그런 행동이다. 저로서는 제가 77년에 통일원에 들어가서 쭉 그 분야에서 주변에서 일을 했습니다만 그렇게 급하게 움직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좀 왜 이러나. 저 자신이 배경에 대해서 궁금해지고, 왜 이러나?

◇ 정관용> 대화의 매뉴얼이 있나요? 남북대화에.

◆ 정세현> 매뉴얼이라기보다도 합의된 매뉴얼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체로 어느 테두리 안에서 움직였는데 전혀 밖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을 하길래 제가 매뉴얼에 없는 짓을 했다하는 그 표현을 쓴 거죠.

◇ 정관용> 그리고 왜 그랬는지 궁금해졌다라고 하셨는데. 지금 혹시 추정이라도. 우리 정부가 지금 왜 그랬는지 생각되시는 바가 있으세요?

◆ 정세현> 25일날 제의를 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네.

◆ 정세현> 그런데 사실은 4월 12일날 케리 장관이 서울에 들러서 13일날 베이징에서 나오면서 앞으로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여러 가지의 수순을 미국과 중국이 긴밀하게 협의를 해가면서 밟기로 했다 하는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거기에서 for the discussions, 그러니까 앞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좀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걸 빨리빨리 움직이기로 했다라는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그리고 2자회담도 할 수 있고 4자회담도 할 수 있다 6자회담을 위해서. 그런 이후에 그로부터 한 일주일 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우다웨이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가 워싱턴에 가서 협의를 하고 나오는 날이었을 겁니다. 아마.

◇ 정관용> 네.

◆ 정세현> 그리고 26일날은 미국의 번즈 국무부장관이 서울에 들어오게 되어 있었고.

◇ 정관용> 네.

◆ 정세현> 그런데 미국과 중국 사이, 미-중 간에 무슨 얘기가 오고갔기에 우리 정부가 서둘러서 대북 제의를 하나 하는 의심을 하게 됐는데. 아마도 미-북 간의 대화가 먼저 일어날 것에 대한 일종의 견제구를 던지느라 그렇게 했나 하는 생각을 좀 제가 지울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견제구라면 그러니까 미국과 북한이 남북보다 먼저 대화하면 안 된다 이건가요?

◆ 정세현> 글쎄, 그런 조바심 같은 것이 작용을 하지 않았나. 그런데 딱 그 비슷한 상황이 20년 전이죠. 정확하게 20년 전이네요?

◇ 정관용> 93년.

◆ 정세현> 네. 93년 김영삼 정부 시절에 북한이 NPT 탈퇴 선언하고 나서니까. 바로 미국에서는 북한과 대화를 시작을 해서 북핵문제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했었습니다. 미-북 대화를 먼저 하려고. 그때 한국정부가, 김영삼 정부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건 남북대화보다 미-북 대화가 먼저 일어나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다는 식으로 해서 그걸 말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우리 한국정부의 그런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미-북 대화를 그냥 강행을 했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온 것이 통미봉남이라는 현상인데.

◇ 정관용> 그렇습니다. 미국과만 통하고 남쪽은 봉쇄한다. 북한쪽 입장에서만 보면.

◆ 정세현> 이번에 그런 움직임을 감지하고 견제구를 던지지 않았나. 그런 게 아니라면 좋습니다. 그거라면 앞으로 상당히 문제는 저는 복잡해지고 우리 입지가 좁아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게 아니기를 바랄 뿐이죠. 그러니까 미-북 대화가 시작되는데 남북대화도 좀 같이 가야 되는 것 아니냐는 그런 정도의 일종의 병행론이라면 괜찮은데. 견제구라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지금 이건 개성공단 문제지만 작게 보면 개성공단 문제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는 미-북 간의 평화협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판을 새로 짜려고 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 정관용> 네.

◆ 정세현> 그러니까 그런 관점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우리 시간으로는 5월 7일이죠?

◇ 정관용> 네.

◆ 정세현> 그날 어떤 얘기가 나오느냐가 지금 소위 요즘 뭐라고 그럽니까? 관전 포인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선은 조금 아까 언급하시고 20년 전 93년 그 당시에 우리 정세현 총장께서 청와대 통일비서관 아니셨나요?

◆ 정세현> 네. 그때 통일비서관으로 있었죠. 청와대에서.

◇ 정관용> 그런데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북-미 간 대화를 먼저 하면 안 된다 하는 입장을 확고히 하셨던가요?

◆ 정세현> 굉장히 강했죠. 미국이 대화로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북한은 거칠게 다루어야 한다는 그런 표현을 써가면서 그걸 막으려고 했었는데 대화로는 안 된다. 거칠게 다루어야 한다는 표현을 쓰면서 막았었는데 미국이 그걸...

◇ 정관용> 거부했다?

◆ 정세현> 무시했죠.

◇ 정관용> 당시 정세현 비서관께서는 어떤 입장을 취하셨었어요?

◆ 정세현> 대통령이 그렇게 좌우간 어떤 참모의 권유를 받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판단하셨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나갔기 때문에.

◇ 정관용> 강고했군요?

◆ 정세현> 어쩔 수가 없었죠.

◇ 정관용> 그러니까 다음 주 5월 7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 최소한 병행론 정도라도 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정세현> 그렇죠. 그리고 또 필요하다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미-북 회담이 먼저 한발 앞서 나가는 것을 오히려 우리가 좀 도와준다고 그럴까. 권장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병행하는 게 제일 좋고.

◇ 정관용> 먼저 해도 좋다는 것을 양해해야 한다?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하고 불과 이십 몇 시간 만에 거부, 그다음에 전원 철수 이렇게 한 것은 미-북 대화에 대한 견제구가 아닌가 하는 의아심을 갖는다라는 해석도 하나 가능하지만. 또 하나는 우리 정부가 계속 북한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들어주면서까지 하지는 않겠다 뭐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단호함을 보여주는 것 정도로 해석할 수는 없을까요?

◆ 정세현> 그런데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사실은 그렇게 말미를 하루 정도 남겨놓고 해서는 안 되죠. 일단은 대화가 성사가 돼야지 그래야 무슨 단호함을 보여주든지 느슨함을 보여주든지 하는 거지. 성사도 안 되고 판을 북쪽이 오히려 깨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식으로 읽혀지는 그런 제의를 하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 건 참 이게 대통령 주변의 참모들이 그렇게 조급하게 생각하는지. 대통령 자신이 그렇게 조급하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어떤 계산이 있는지 이게 좀 모르겠다 이겁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적하신 관전 포인트의 A경우, B경우를 한 번 시나리오를 그려보죠. 지금 걱정하시는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대화가 먼저 돼야 한다라고 하는 입장을 만약 강하게 한다면 그 다음 시나리오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정세현> 글쎄요. 미국정부가 클린턴 때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를 빨리 풀어야만 동북아에 안정이 오기 때문에 한국정부의 그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얼른 가야 되겠다고 한다면 오히려 북핵문제는 해결 수순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오바마 정부가 클린턴 정부처럼 문제해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지 않고 최대 피해 당사자인 한국정부가 그렇게 북핵문제 해결을 신속하게 북핵문제가 신속하게 해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가 굳이 한국의 입장을 어렵게 해가면서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 이렇게 할 수도 있죠. 그러면 핵 문제는 계속 말하자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이렇게 떠도는.

◇ 정관용> 위기고조로 갑니까?

◆ 정세현> 그렇죠. 표류하면서 위기는 더 심화되고 이렇게 될 가능성이 많죠. 그런데 오바마 정부가 1기 때에는 그러지 않았었어요. 힐러리 국무장관 있을 때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자세를 여러 번 천명을 했는데.

◇ 정관용> 남이 견제를 하더라도?

◆ 정세현> 네. 그런데 그때 이명박 정부가 비핵 개방 3000원칙 때문에 견제를 많이 했었죠. 그래서 결국 미국이 움직이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는 달리 비핵화가 먼저 전제되어야 된다 하는 그런 입장은 아닌데. 이번에는 케리 국무장관이 힐러리 국무장관에 비해서는 조금 소극적이지 않나. 왜냐하면 자꾸 중국의 역할론을 얘기하니까. 보면 미국이 직접 문제를 풀겠다는 입장이 아니고. 중국더러 어떻게 좀 이거 해결할 수 있도록 압력을 북한에 가해 달라 하는 그런 얘기인 것 같아서. 케리가 힐러리에 비해서 좀 약하다 그런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가지 않는 한 미국이 클린턴 정부 때처럼 움직일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죠. 20년 전에 비해서는 가능성이 적다고 봐야죠.

◇ 정관용> 지금 총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케리가 그렇다면 말이에요. 만약에 B시나리오로 박근혜 대통령이 미-북 대화가 우선돼도 좋다라고 양해한다손 치더라도 미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 정세현> 그런데 그때에는... 그리고 그 정도 해 놓으면, 그 정도만 되면 그때는 우리가 중국하고 더 협조를 해야죠. 중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도록. 그래서 중국이 오히려 미국을 끌고 들어가도록 이렇게 해야죠. 우리 입장이 그렇게만 정해진다면. 더구나 지금 미국 방문 이후에 두번째 방문대상국으로 중국을 정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그런데 정상회담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되고. 그런 정도로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대통령 그리고 그 대통령이 이끄는 외교안보팀이라면. 한-미 정상회담 끝난 후에 중국과의 여러 가지 접촉을 통해서 장관급 접촉을 하든지 최소한도 그 정도는 해야 되겠죠? 그래서 중국이 이제 움직여 달라. 중국이 먼저 움직이면 미국도 움직일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지난번 4월 13일날 베이징을 떠나면서 했던 케리의 발표. 즉, 미국 정부의 입장 이런 것이 있으니까 이번에는 중국이 좀 판을 만들어 봐라 이런 식으로 할 수도 있죠. 사실은 2005년 9.19 공동성명 때는 부시 정부가 별로 그렇게 움직일 생각이 없는데 한국이 중국과 손잡고 그 판을 만들어낸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런 경우도 있다?

◆ 정세현> 그럼요.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총장께서 생각하시는 것은 미국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먼저 해도 좋다라고 하고. 동시에 중국을 설득해서 중국이 어떤 모종의 판을 만들어 봐라라고 하고. 이런 것이 풀어나가는 수순이다?

◆ 정세현> 그렇죠. 역시 그것도 일종의 중국 역할론이지만. 케리 국무장관이 얘기하는 중국의 역할론은 압박을, 압력을 가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도록 만들어라 이런 압박론이고.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중국의 역할론이고.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중국의 역할론은 압박을 가하는 그런 식의 역할이 아니라. 미국과 북한 사이의 접점을 빨리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중국의 역할을 좀 주문하는 그런 차원의 역할론을 말씀드리는 거죠.

◇ 정관용> 지금 그런데 정 총장님이 펴시고 있는 모든 논리가 제가 해석하건대 결국 이 문제의 해결은 미국과 북한이 풀 수밖에 없다라는 게 전제되어 있는 것 같네요.

◆ 정세현> 그렇죠. 왜냐하면 북핵문제가 대두된 1993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딱 세 가지입니다. 수교.

◇ 정관용> 미-북 수교.

◆ 정세현> 미-북 수교 했다가 그다음에 수교로 가려면 사실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전쟁상태를 끝내야 수교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외교관계이지만 수교와 평화협정 체결은 표리관계에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수교하는데 평화협정이 없이 할 수 없고 또 그 평화협정 해 놓고, 체결해 놓고는 수교 안 할 수 없고. 이런 두 가지가 붙어 다니지만 하여튼 수교, 평화협정 그다음에 경제지원 이 세 가지인데. 그건 사실은 94년에 체결된, 미-북간에 체결된 제네바 기본합의에서도 바로 미국이 그때 수교협상을 곧바로 시작해 준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동결한 겁니다. 그리고 경제지원이라고 하는 차원에서 200만 킬로와트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주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경수로죠.

◆ 정세현> 그렇죠, 경수로. 그러니까 수교라는 얘기는 바로 평화협정과 표리관계라는 거 아까 말씀드렸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 안 드리겠는데. 하여튼 압축하면 수교 및 평화협정 그리고 경제지원. 20년 전에도 그렇게 해서 해결하는 구도를 짰었고. 9.19공동성명도 사실은 수교와 경제지원과 평화협정 약속을 했었거든요, 9.19공동성명에서. 공동성명을 만들어 놓고 미국이 그다음 날부터 재무부가 나서서 마카오에 있는 BDA, 방코델타아시아에 있다고 하는 북한의 계좌를 동결하면서 북한이 반발을 했고. 그로부터 정확하게 1년 후에 2006년... 그렇죠, 2006년 10월 3일날. 10월 9일이군요. 10월 9일날 1차 핵실험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미국이 어떻게 보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다 조약에 반영해 놓고 약속을 안 지킨 경우들이 있는데. 북한은 이번에도 그 모드로 가자 하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저는 북한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2005년 9.19 성명 이후에 미국이 BDA 계좌 동결. 사실 93년 제네바 협정 이후에는 경수로가 지어지다가 중단됐지 않습니까?

◆ 정세현> 그런데 클린턴 정부가 그 약속을 해 놓고 그로부터 한 며칠입니까? 20일 못 돼서 치러진 11월 그때가 7일인가 그런데 중간선거에서 공화당한테 대패를 했어요. 그래서 의회 권력을 뺏겨 버리니까 공화당 의회가 사사건건 제네바 기본합의 이행을 견제하면서 애를 먹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EDO 공사는 진행이 되고 있었습니다, 2002년 말까지. 그런데 2001년에 들어선 부시 정부가 난데없이 2002년 여름부터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북한을 압박해 들어가다가. 2002년 연말에는 드디어 미국이 그동안에 해 왔던 증유 제공 그것도 중단해 버리고 공사 자체를 중단시켜 버리니까. KEDO 경수로 발전소 건설공사 자체를 중단시켜 버리니까 북한이 거기에 강력 반발해서 핵실험도 하고 등등. 그리고 나중에 핵실험하고 나니까 그때는 다시 또 놀래서 2.13합의라는 것을 하고. 진짜 한반도 전쟁 상태를 종식하는 그런 회담을 하자는 얘기까지 하게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하고 정상회담에서 두 번 그 얘기를 했거든요. 그래서 그게 10.4 선언에 들어가고 2007년 그러니까 한반도 전쟁 상태를 종식하는 그런 문제를 한-미-일이 긴밀히 협의하자. 아니, 한-미-일이 아니라 남북한과 미국이 또 필요하면 중국도 놓고. 그게 10.4 선언에 들어가 있습니다, 4항에.

◇ 정관용> 남북 정상회담 선언에.

◆ 정세현> 그럼요. 그리고 그 전날 나온 6자회담 합의문에도 그 내용이 또 들어가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지난 역사적 흐름을 쭉 정리해 주셨는데. 일각에서는 이런 시각이 있습니다. 지금 정 총장께서 말씀하시는 게 미국과 북한이, 북한이 요구하는 걸 미국이 받아 주겠다라고 약속해서 좀 풀릴 듯하다가. 번번이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자 북한은 계속 핵개발을 해 왔다 이렇게 해석하시는 거란 말이에요.

◆ 정세현> 네.

◇ 정관용> 그런데 반대 우려하시는 시각에서는 그러니까 이건 미-북간에 맡겨두기만 하면 한국정부는 완전히 낙동강 오리알처럼 빠지고. 그런 노력의 결과로 결국 북한은 계속 핵개발만 해 온 것 아니냐. 그래서 결국 핵보유국으로 이제 미국은 거의 인정할 단계까지 온 것 아니냐. 이렇게 불만을 토로하는 희극도 있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

◆ 정세현> 그러니까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거죠. 그런데 미국의 정권교체 때문에 그렇게 돼요. 정권교체 내지는 의회권력을 빼앗기는. 클린턴 때는 의회권력을 빼앗겨서 그렇게 된 거고. 그나마 계속되던 KEDO사업이 정권교체 때문에 중단되어 버리고. 그러다가 또 부시 정부 말년에 클린턴 방식으로 문제를 풀겠다는 식으로 입장을 선회했지만 그 정부가 끝나 버리면서 오바마 정부가 들어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오바마 정부도 부시 정부 때 해결하려고 했던, 말년에 채택했던 방법을 좀 더 심화시켜서 힐러리가 여러 가지 좋은 해법을 내놓았는데 그때는 한국정부.

◇ 정관용> 이번에는 MB정부.

◆ 정세현> 그때는 이명박 정부가 말려서 못했어요. 그러니까 만약 그때 이명박 정부가 그렇게... 오마바 1기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그쪽으로 그걸 밀어줬더라면 문제는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죠. 그러니까 한-미 간의 정권교체 때문에 이게 결국 부침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북한이 약속해 놓고 깨고.

◇ 정관용> 그렇습니다.

◆ 정세현> 그러면 또 여기서는 처음에는 제재할 것처럼 했다가 더 북한이 세게 나오면 협상을 시작하고.

◇ 정관용> 조금 물러서고.

◆ 정세현> 지원하고 또 이렇게 해서 결국 북한 때문에 문제가 더 악화됐다 하는 식으로 책임을 그쪽에 넘기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20년 전부터 그 문제를 쭉 옆에서 지켜보고 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린다면. 북한에도 책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미국의 정권교체, 우리의 정권교체.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정세현> 3자간의 입장이 동시에 3박자가 맞으면 해결되는데. 서로 엇박자를 내는 바람에 이렇게 되었다.

◇ 정관용> 결국 지금 조금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 그리고 그 후에 미국의 행동이 가시화되느냐. 또 그 여하에 따라서 우리 정부가 중국과 어떤 대화가 오고 가느냐 이런 것들이 관전 포인트군요.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이 문제가 잘 풀려야 개성공단도 혹시 정상화되더라도 그때 되겠죠?

◆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이 발표가 될 것 아닙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발표가 되면 되는데 북한이 볼 때 아, 이거 희망이 있다. 이번에는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정부 그리고 김정은 정부가 3박자가 맞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구나 하는 전망이 서면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도.

◇ 정관용> 전향적으로 나올 수 있다?

◆ 정세현>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올 겁니다. 그러나 먼저 손을 쓰지는 않을 거예요. 그것도 역시 우리가 손을 써야죠.

◇ 정관용> 결국은 다음 주의 정상회담이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 정세현>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박근혜 정부가 우리 정세현 총장님의 지난 경험에서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을지. 저희도 한번 관심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세현> 네.

◇ 정관용> 고맙습니다. 개성공단 창설 당시에 통일부 장관이셨던 원광대학 정세현 총장의 현 정부에 대한 주문의 말씀을 들어보았습니다. 2부 정리하겠습니다. 잠깐 뉴스 들으시고요. 35분 3부에 다시 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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