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9일 파업 예고'…정부, 비상 대응책 부심

정부 "철도노조 파업은 불법행위로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대응"

철도노조가 지난 2009년에 이어 또다시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명분은 임금 인상이지만 속내는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파업이다.

정부는 즉각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편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철도노조 9일부터 파업 예고

민주노총 산하 철도노조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임금 6.7% 인상과 정년 2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철도공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또, 민영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수서발 KTX의 자회사 설립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보다 앞서 철도노조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벌여 유효투표수의 72%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하고 노동쟁의 신고도 마친 상태이다.

현재 철도노조 소속 조합은 2만300명으로 철도공사 전체 인력 2만7,000명 가운데 75%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노동관계조정법 42조에 따라 철도노조원의 43%인 8,642명은 필수유지 인력으로 현업에 투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실제 철도노조 파업에 참여하는 인력은 나머지 57%인 1만1,70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정부·철도공사 "노조파업은 불법, 강력 대응"

정부와 철도공사는 노조의 이번 파업 선언은 임금인상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수서발 KTX 출자회사 설립에 반대하는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에 따라 '합동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하고 6일 오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노조 파업과 동시에 비상 수송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수서발 KTX가 민간자본의 참여 없이 철도공사의 자회사에서 운영하기로 했음에도 민영화로 호도하며 파업을 하는 것은 국민 불편을 담보로 독점이익을 지키려고 하는 이기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철도공사 최연혜 사장도 5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수서발 KTX는 이제 더 이상 민영화의 대상이 아니며 코레일의 계열사로서 철도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또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 철도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 마련

정부는 철도노조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철도노조원 가운데 필수유지 인력 8,642명과 대체인력 6,022명 등 모두 14,664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평소 철도 운영인력 2만4,437명의 60%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노조 필수유지 인력이 투입되면 KTX와 전동차는 100% 정상 운행되지만 새마을호는 57.7%, 무궁화호 62.5%, 화물열차는 36%만이 운행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노조 필수유지 인력이 파업에 참가하면 국내 모든 열차 운행이 평소의 40% 수준으로 감축돼 철도교통 대란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철도 감축 운행에 대비해 버스와 트럭 등 대체 수송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먼저, 고속버스는 기존 운행 차량의 여유좌석과 예비차를 긴급 투입해 평소 하루 평균 수송인원 9만2,700명 보다 7만7,000여명을 늘려 운행할 계획이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도 보유 예비차량과 증회 운행 등을 통해 수송인력을 평소 64만명에서 최대 160만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특히, 철도노조 파업으로 화물운송 차질에 따른 물류 대란이 예상되는 만큼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화물차에 적용하고 있는 부제운행을 모두 해제해 2만3,000여대를 긴급 투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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