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문제'와 관련한 사과 문자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이 이른바 '읽씹'(읽고 씹음)했다는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수습에 나섰지만 총선 당시 입장과 묘하게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또 여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용산 대통령실의 연락을 일절 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재반박도 나왔다.
신지호 한동훈캠프 총괄상활실장은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공식 채널을 통해서 (김 여사가) 사과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사를 수 차례 전달했다. 소통은 그렇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당시에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라인을 통해 (김 여사) 사과의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한 전 위원장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놓고 당정 갈등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이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기사에 대해 정정 보도 청구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신 실장의 해명은 한 전 위원장이 당시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의사를 공식 통로를 통해 전달했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신 실장은 또 "문자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고 용산 대통령실과 충돌했던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반응하지 않아서 그런 건(갈등이 생긴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께서) 신년 대담을 하셨을 때 명확히 사과하지 않으셨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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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문자 보낸 분과 받은 분이 계신데,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도 아닌데 진실 공방을 벌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최초 문자는 1월 15일부터 25일까지였다"며 "당시 한 위원장은 이관섭 비서실장과 국민의힘 의원 등의 전화나 문자도 받지 않았다. 공적, 사적이라는 표현 자체가 거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만 내려주면 바로 사과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도 한 위원장의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올해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가 CBS 김규완 논설실장에 의해 재구성돼 공개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당시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며 사과의 장을 마련해 달라는 취지로 문자를 보냈지만, 한 후보가 읽고도 답장하지 않는 이른바 '읽씹'을 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