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이 문재인, 김두관 두 대권주자의 대선 경선 전초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문재인 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는 이해찬-김두관 후보를 보이지 않게 측면지원하면서 당대표 후보진영의 장외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7곳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의 전적은 28일 현재까지 5대2로 김한길 후보가 이해찬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25일 대선.충남 경선에서 이 후보가 몰표를 얻은데 힘입어 누적득표에선 81표차로 이 후보가 김 후보를 제치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대리전 논란은 현재까지 장군멍군이다. 처음 이-박 연대 논란이 불거지자 비노 대선주자들은 이해찬 후보를 견제하고 나섰다. ''이해찬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문재인 대세론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김한길 후보 지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후보와 문 고문의 특수관계를 고려할 때 여파는 문재인 고문에게도 미쳤다.
그러나 지난 26일 경남 경선을 계기로 이른바 KK(김한길-김두관)연합이 논란거리가 됐다. 경남 경선에서 김한길 후보의 승리는 김두관 경남지사의 영향력이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문 고문의 독주를 막기 위해 김 지사가 김한길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것이다. 앞서 대구.경북 경선에서도 김 지사와 가까운 이강철 전 수석의 도움으로 김한길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두 후보측은 연휴기간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 선대위의 양승조 총괄본부장은 지난 27일 "김두관 경남지사가 이번 경선을 대선의 전초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자 김 후보측 정성호 대변인은 28일 "(김두관 지사) 본인도 범친노 세력과 당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원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당대표 경선이 이해찬-김한길 두 후보의 선두다툼과 문재인-김두관 두 대권주자의 대리전 양상에 초점이 모아지면서 여타 후보들의 반발도 고개를 들고 있다.
486의 대표주자인 우상호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뽑을 지도부는 대선 경선을 관리할 지도부인데 대선주자 대리인들이 들어오면 과연 그 지도부가 중립을 지킬 수 있겠냐"며 이해찬,김한길 후보에 모두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또 "대선주자들이 노골적으로 자기와 관련된 후보들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 만큼은 중단해야 한다"면서 "국민들은 혁신과 변화를 바라는데,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에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둘이 싸워야 흥행이 된다"며 문재인-김두관 두 친노주자의 신경전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차피 두 분 다 PK(부산.경남) 출신이고 친노이므로 금도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 경선의 10%도 못한 상황인데 매일 대박이 나지 않느냐"며 "KK(김한길-김두관)연합도 재미있다.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순회경선이 중반을 달리고 있지만 결과를 예측하기엔 이르다. 13개 지역 대의원 투표 가운데 7개 지역을 마감한 현재까지 1~2위 표차는 81표에 불과한 만큼 전체 대의원의 49% 가량이 몰려있는 수도권 경선이 대의원 투표의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반영률 70%를 차지하는 시민.당원투표도 남아 있어, 다음달 9일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주자들의 경쟁은 앞으로 10여일 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된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