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당원게시판 논란'에 휘말린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다. 심야에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은 한 전 대표는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계파갈등은 그야말로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14일,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검토한 결과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에서 쫓아내라는 것인데, 징계는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앞서 당무감사위원회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이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들 소행이라 결론 짓고 윤리위에 징계를 요구한 상태였다.
윤리위는 당무감사위의 조사 결과 대부분을 그대로 인정했다.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다수의 비난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전 대표는 자신은 당원게시판에 가입하지 않았고 글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윤리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윤리위는
"피조사인(한동훈)이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된다"며
"피조사인과 이름이 같은 다른 동명이인이 존재하더라도, 그 동명이인이 피조사인 가족이 공유하는 IP로 가족이 작성한 게시글과 유사한 시기에 유사한 내용의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당무감사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원 명부를 기준으로 동명이인인 '한동훈' 전원을 조사했다"며 "그 결과 휴대전화번호 뒷자리, 해당 선거구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대조한 끝에 해당 계정의 명의자가 한동훈 전 대표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2024년 11월 6일 새벽 셧다운 동안 '한동훈(동명이인으로 주장되는) 명의', '진○○(배우자) 명의' 글이 대량 삭제된 점, 그리고 당대표였던 피조사인이 사후 사건조사 중단을 지시하는 등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를 했다는 점을 모두 고려할 때, 피조사인이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했다며 심각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도 밝혔다.
윤리위는
"피조사인 가족이 행한 것으로 인정되는 조직적 게시글 활동은 그 내용과 활동 경향성으로 볼 때 당헌·당규의 위반이 분명히 인정된다"며
"당의 정상적 게시판 관리 업무와 여론 수렴 기능을 마비시킨 업무방해 행위에도 해당된다. 소속 정당의 명예와 당의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당의 당대표로서 자신의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건이 최초 제기되고 이를 인식한 순간부터,
가족의 중대한 해당행위와 일탈행위에 윤리적 책임을 지는 것이 한 조직의 수장에게 기대하는 보통의 통상적인 윤리적, 직업윤리적 감정에 비추어 볼 때 상식에 부합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 측이 자신들을 향해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공격했다며 이에 대한 분노도 드러냈다.
윤리위는
"피조사인의 가짜뉴스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동원한 윤리위에 대한 괴롭힘 또는 공포의 조장은 재판부를 폭탄테러하는 마피아나 테러단체에 비견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며 피조사인이 반성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며 "이는 심각하게 윤리적, 정치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리위가 한 전 대표를 따로 불러 소명을 듣지 않은 채 속전속결 그를 제명하면서 국민의힘은 최악의 계파 갈등에 휩싸이게 됐다. 앞서
당 현역 의원들은 물론 상임고문단 등 원로까지도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멈추라고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이 최고수준 징계인 제명을 결정하면서 친한계의 반발 수위가 최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는 처분 무효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리위 결정에 대해 한 전 대표는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