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사망했다고 北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하면서 1년 10개월여 전에 했던 커트 캠벨 美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캠벨 차관보는 지난 2010년 2월 방한 때 국내 정치인 몇몇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3년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당시 간담회에서 캠벨 차관보가 "김위원장이 얼마나 갈 것 같으냐"고 묻자 한 참석자가 "5년 이하"라고 답했고 이에 캠벨 차관보는 "대략 3년 정도로 본다"고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2009년 미국 중앙정보국이 뇌졸중 후유증, 당뇨병, 만성 신부전증에 시달리고 있는 김위원장이 향후 5년간 생존할 확률을 29%로 예측한 것과는 다소 ''온도감''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美 중앙정보국의 예측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김위원장의 뇌졸중 발병후 1년이 경과하면서 ''건강이 오히려 호전된 것 같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한 캠벨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비공식 면담 자리에서 한 말이었지만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당국자의 입에서 김 위원장의 수명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이 발설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캠벨 차관보의 발언 이후 22개월만에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3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던 캠벨의 예측이 적중한 셈이 됐다.